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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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2일 일요일,
종종 헷갈리는 요일.
놀고 먹는 친정 라이프는 더욱 날짜 감각에 무뎌진다. 매일 일기를 쓰면서도 오늘이 며칠인지, 무슨 요일인지 자꾸만 헷갈린다. 놀라운 건 벌써 2020년의 절반이 지났고 하반기가 시작됐다는 것, 7월도 중순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 조금만 지나면 다시 찬바람이 씽씽 불고 연말이 다가온다는 것. 시간아 천천히 흘러가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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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오랜만에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갔다. 반면에 나는 실컷 자고 일어나서 잠에 덜 깬 목소리로 책을 읽는다. 반복되는 음악과 이야기를 들으면 나무는 알아차릴까. 아무런 기척도 없는 내 뱃속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몹시 궁금한 나. 오늘도혼잣말로 건네는 인사, 나무야 안녕. 내 목소리 들리니. 뭐 하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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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마치고 시장에 다녀오신 엄마 아빠.
검은 비닐 세 봉지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조개, 하나는 갈치, 나머지 하나는 만져보자마자 느껴진다. 이건 자두구나. 만원어치 가득 담긴 자두는 오동통하고 탱글탱글 싱싱해보여서 바로 하나를 입에 넣었다. 점심은 시원한 두부조개탕. 별다른 재료 없이 간단한데 맛있어서, 대구에 돌아가면 해 먹기로 했다. 리스트 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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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미스터트롯이 나오는 우리집.
정치와 트롯에 관심이 있는 나무라면 이건 친정 태교 덕분이리라. 엄마랑 다시 큰방에 들어가서 각자 자리를 차지하고 눕는다. 서로 자는지 안 자는지를 확인하고 눈치게임 잠들기 시작. 아, 나는 갑자기 배가 고파 에그볼 빵 하나를 뜯었다. 나무가 먹고 싶은 게 아니라 그냥 내가 먹고 싶은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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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또 밥 시간이다.
감자랑 호박을 넣은 갈치조림. 다른 반찬 없이도 밥이랑 맛있게 잘 먹었다. 고추를 된장에 푹푹 찍어 먹고, 자두랑 수박 몇 조각을 먹고나서야 저녁식사가 끝났다. 맛있게 잘 먹었다고 딩굴딩굴 놀고 있었는데, 양치를 하다가 봉변을 당하고 말았다. 무작정 올라오는 분수토. 입덧이 잘 지나가나 했더니, 그저께 이후로 스멀스멀 다시 시작하려는 듯하다. 나 방심했나 봐. 어우. 적게 먹을게요 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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