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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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월요일,
매일 누우려고 하면 목까지 차오르는 느낌을 느낀다. 저녁에 먹은 음식이 목까지 찰랑찰랑 넘어오려고 한다. 심지어 목 뜨거움도 함께 느끼는 중. 그나마 다행인지 오래가지는 않는데 언제든 식도염 증상이 시작될 것만 같은 불안한 기분이 드네. 그래도 내겐 처방받은 약이 있으니까 언제든 꺼내 먹으면 된다. 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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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던 밤.
한 자세로는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 해서 계속 움직였다. 어제는 유난히 배가 땅땅해져서 괜히 신경이 쓰였다. 배에 큰 바가지를 씌워놓은 듯 단단해지면 나무는 괜찮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아주 잠깐 불안하던 차에 통통거리는 나무의 신호가 반가웠던 순간이었다. 걱정을 덜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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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나누고 다시 누웠다. 어느 순간 잠이 든 나는 나무의 꼬물거림도 점점 잊은 채 딥슬립 세계로 떠났다. 찌뿌둥한 월요일. 오랜만에 요가매트를 펼쳤다. 전신 스트레칭 쭉쭉쭉. 닿지 않아도 쭉쭉쭉. 낑낑거리면서 최대한 할 수 있는 만큼 동작을 따라하면서 호흡을 한다. 평소에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내뱉지 않으니까 이 순간만큼은 집중해서 후하후하. 나무도 느꼈는지 톡톡 신호를 보내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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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탈출 프로젝트.
빈혈 수치가 낮아서 철분제 복용량을 늘려야 하는데 몹쓸 변비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특별히 만든 과일주스 한 잔. 골드키위 두 개랑 사과 한 개를 작게 썰어서 신나게 갈았다. 너무 새콤해서 꿀 조금 넣어서 호로로록. 그러자 화장실이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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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뭘 먹을까 하다가 비빔밥으로 정했다. 비름나물과 도라지나물, 상추랑 깻잎을 뜯어 밥에 올린다. 달걀후라이랑 참기름, 고추장은 필수. 스팸햄을 굽고 두부부침이랑 멸치볶음도 꺼내서 냠냠냠. 나물반찬의 고소한 맛에 반한 우리는 든든하게 잘 먹었다. 후식은 파인애플. 아침에 남편간식으로 주려고 통에 담았는데 이게 왜 냉장고에 있을까? 주는 척만 하고 안줬네?? 이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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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로직도 이제 흥미가 떨어졌고 노래 들으면서 늘어지는 월요일 밤. 동률님의 2019 라이브 앨범 소식에 갑자기 두근두근해졌다. 잊지말자 9월 30일 오후 6시 앨범 발매. 나는 동률님 앨범을, 시어머니는 호중님 앨범을 사 달라고 남편에게 알랑방구 뽕뽕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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