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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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9일 화요일,
6시 50분에 울리는 알람.
폰이 없었으면 우리는 잘 일어날 수 있었을까. 몇 번 뒤척이는 동안 남편은 깨지 않고 잘 잤다고 했다. 내가 움직일 때 같이 뒤척여서 신경쓰였는데 다행이다. 아침기온 10도, 낮 최고기온 24도. 중간없는 날씨에 여름옷과 가을옷이 한꺼번에 등장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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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률님 노래를 듣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사계절에 어울리는, 그러다 찬바람 불 때 훅 들어오는 동률님 감성에 코가 시큰거려지는 날. 앨범도 예약해서 샀고 남편이 읽고 싶은 문학책, 내가 읽고 싶은 책 한 권도 같이 주문했다. 작년에 다녀온 콘서트 라이브 앨범이라 더 설레고 기대되는 아줌마 팬 여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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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오전내내 움직이고 있다.
요 며칠 좀 조용하다 했는데 오늘은 정말 에너자이저 나무. 동그란 배가 흔들흔들 꿈틀꿈틀 꿀렁꿀렁 요동을 치고 있었다. 좀 이따 병원에 가니까 그때 만나자고 달래보아도 퉁퉁퉁 통통통 팡팡팡. 나무야 안에서 뭐하고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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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얼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공원을 가로지르고 파란 가을 하늘이 반기는 오후. ‘자동차, 나뭇잎, 하늘 등등’ 혼잣말처럼 종알종알 거리지만 나무에게 보내는 말이다. 태동검사를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태아안녕검사실로 향했다. 누워서 심장소리를 듣고 심박수를 체크했다. 아기의 상태와 조기진통 유무를 알 수 있는데, 그 시간 담당 선생님이랑 임신 출산에 대한 경험담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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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기검진.
혹시나 얼굴을 또 볼 수 있을까 했던 기대와는 달리 나무는 엎드려있다. 이런 자세는 처음이라 조금 당황스럽지만 이마저도 귀여운 우리 아가. 귀만 시원하게 보여주네. 오전에 놀다가 지친 거니? 흐흐. 주수에 딱 맞게 자라고 있다는 말을 들으며 매번 가슴을 쓸어내린다. 1.4~1.5kg, 태동검사도 괜찮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대신 물을 자주 마실 것.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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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통닭파티.
바깥 음식을 생각보다 자주 먹는다? 장도 봐왔는데. 오랜만에 처갓집 양념통닭 반반을 시키고 영화 ‘이프온리’를 틀었다. 다시 봐도 좋은 내용과 OST. 사랑하는 법, 사랑받는 것을 알려줘서 고마운 그대. 이 마음 오래오래 변치 않기를. 평화롭고 달달한 9월의 끝자락. 이제 연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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