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01018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_
_
10월 18일 일요일, 토요일 야식은 통닭. 저녁으로 파스타랑 피자를 먹었는데 그냥 자기엔 아쉬워 젓가락을 들었다. 간장통닭이 맛있는 바람에 결국 만복상태를 만들고 만 이숭이. 후다닥 씻고 2시 쯤 침대에 눕는데 허리가 우두두둑 부러질 것만 같았다. 절뚝절뚝.. 다리도 아프고 그저 피곤한 우리. 사진 찍느라 내 체력을 생각 못하고 불태웠구나. . 둘 다 정신없이 잠이 들었다.
침대 밑으로 몸을 주욱 잡아 당기는 것 같았다. 나무는 내가 눕자마자 그때부터 정말 활발하게 움직였다. ‘나 지금 너무 편하고 좋아’ 라고 말하는 듯한 몸동작들. 아침이 밝아왔는데도 신나게 몸을 흔들어댄다. 작고 소중한 아가야가 귀여워서 한참동안 배 위에 손을 올려두고 있었다. 톡톡톡 쓰담쓰담 신호를 주고 받는 우리가 뭔가 비밀스러웠달까. . 오전에 사진을 몇 장 더 남기기로 했다. 이런 얼굴로 사진을 찍었다니.. 다 찍고 나서 앨범에 저장된 사진을 보고 경악했다.. 오 마이 갓. 너무 퉁퉁 부은데다 피곤한 모습이 가득하더라.. 꽃 덕분에 힐링 제대로 했던 밤이 지나가고 벌써 체크아웃 시간이 왔다. 샤브샤브로 해장 아닌 해장을 하는 네 사람. 요즘 2인분은 꼭 먹는데 오늘도 참 잘 먹는다. . 대구 집으로 가자. 나무에게 ‘조심히 집에 가자’ 하면서 부드럽게 말을 건넨다. 휴게소에 들러 델리만쥬도 사 먹고, 어제 찍은 사진 얘기들, 별의 별 수다를 떨면서 내려왔다. ‘밤이 깊었네’ 노래를 목이 터져라 부르고, ‘오늘 밤에’를 간드러지게 부르는 우리는 그냥 함께있는 것 만으로도 마냥 즐겁다. 낄낄낄 깔깔깔. 굳이 집이랑 떨어져 있는 식당에 가서 돈까스를 먹겠노라고 열정을 쏟고 집으로 왔다. 밤 9시. 역시 우리집이 최고다. 얼른 누워야지. 자기 전에 사진 한 번만 더 보고. 마음 속으로 감사 인사 한 번 더 하고. _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01017 이숭이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