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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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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월요일, 나무의 세계는 오늘도 흔들흔들. 내가 잠을 잘 자든 못 자든 활발하니 그거면 됐다. 임신을 하면서 알게 된 용어들이 한 두개가 아니다. 그 중에 ‘환도선다’는 표현이 여전히 낯설기만 한데, 엉덩이 쪽에 움푹 들어간 곳이 환도. 자궁이 커지면서 요통과 골반통 다양하게 통증이 나타난다. 나는 특히 왼쪽 허리. 누워서 자세를 바꾸거나, 일어날 때, 걸을 때 허리가 아파서 절뚝절뚝거리는 정도랄까. 남편은 척추 쪽에 걸린 담 때문에 아파하는.. 노부부가 여기에 살고 있었다. 아이고. . 아직 밤인 것 같은데 아침이 찾아왔다. 반갑지 않은 알람소리. 눈을 비비고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선다. 사과 한 개를 깎고 조각케이크를 작게 썰어 담는다. 삶은 달걀이랑 요구르트, 두유도 함께. 과일을 깎으면서 내 입에 쇽 넣는 건 서비스. 엘리베이터 앞에서 다정한 인사도 서비스입니다. 흐흐흐. . 날이 추워서일까. 두통 때문에 어지럽고 띵띵띵 머리가 흔들거린다. 잘 때 답답해서 덮지 않았던 이불을 이제야 꼬옥 끌어안고 눈을 붙여본다. 코도 막힌 게 감기 증상같긴 한데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기를. 나 감기 걸리면 안 된단 말이야.. . 주먹밥을 데우고 남은 케이크를 먹었다. 쾌변우유 덕분인지 화장실은 나름 잘 가고 있는 편이고, 영양제도 잘 챙겨먹고 있다. 다시 머리가 아파와서 또 드러 누웠는데 오늘따라 몸이 너무 무겁게 느껴진다. 또 그렇게 눈을 붙이고 일어났더니 회복한 몸. 남편 올 시간에 컨디션 괜찮아져서 다행이야. 돼지바 먹고 싶다던데 사러 갔다 와야지. . 저녁 메뉴는 냉장고 파먹기. 남은 통달과 피자를 데우고 콘칲 한 봉지를 뜯었다. 드라마 ‘가족입니다’ 9화를 보고나서 각자 할 일을 한다. 남편은 아기 침대를 조립하고 나는 쇼파와 한 몸이 되어 남편의 수다친구로 변신했다. 별 의미없는 말에도 둘이서 낄낄낄깔깔깔. 너무 웃겨서 배가 너무 흔들거린다. 나무 어지러울 거 같은데, 괜찮니? 으히히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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