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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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8일 수요일,
특명, 어머님의 티켓표를 구하자.
미스터트롯 대구공연이 있는데 티켓을 구할 수 있냐고 어제 연락이 왔었다. 새벽 2시에 취소표가 있는지 보려고 깼는데 없다.. 이미 예매도 매진에 발송도 끝난 상태. 구할 방법은 당근마켓이나 중고나라. 2배 이상 웃돈을 붙여서 파는 사람들이 허다한데 양심적인 거래를 만날 수 있을지 의문..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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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은 사과 몇 조각, 점심은 시리얼과 우유 한 사발.
그것 먹었다고 배가 부르다니. 손수건 먼지를 털고 하나하나 접어둔다. ‘나무야 나는 지금 손수건을 개고 있어. 나중에 나무 얼굴이랑 몸 깨끗이 닦아줄게’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알려줬다. 대답이라도 하듯 콩콩거리는 우리 나무. 오늘도 고마워. 내일은 옷이랑 내복을 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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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이랑 컴퓨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산 것도 많지만 안 산 것도 많은 용품들의 세계. 이러다 갑자기 아기 낳으러 갈까 봐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기로 했다. 되는대로 준비하고 나머지는 나중에 사지 뭐. 오후 늦게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아빠가 받으신다. 첫 마디는 ‘몸 괜찮나’, 그리고 ‘나무는 잘 있나’. 가까운 곳에 살면 이것저것 사주고 같이 먹고 할 텐데 아쉽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집 근처에 호떡/떡볶이 트럭이 왔다고 내 생각이 난다고 하셨다. 뭉클뭉클. 내리사랑의 끝은 어디까지, 언제까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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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하기 싫어싫어.
무작정 ‘돈까스가 먹고 싶다’고 연락을 했더니 ‘이숭이 하고 싶은대로 다 해’라고 말하는 남편이었다. 내일은 꼭 집밥을 먹기로 하고 냉큼 배달 어플을 켰다. 여기 치즈돈까스 두 개요. 주욱 늘어나는 치즈를 즐기면서 ‘산후조리원’ 5화를 틀었다. 과장된 액션들, 괴리감 느껴지는 조리원 시설, 적절한 음악, 겪어보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함, 그럼에도 공감이 되는 내용들이 있어 계속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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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주 들었던 노래 권진아 ‘우리 시작’.
그리고 지난 주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가 있는 우리 집. 트리를 꺼내고 반짝반짝 전구를 켰다. 예정일대로 아기가 나온다면, 크리스마스 무렵에 집에 아기를 데리고 오겠지. 우리 셋이서 보낼 크리스마스는 어떨까. (현실이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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