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2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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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일요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어른 둘. 7시 반부터 꿈뻑꿈뻑하다가 8시에 몸을 일으킨다. 빈둥거리기 좋은 날이다. 곤히 자고 있는 남편을 바라봤는데 어느새 그도 깨어났다. 냉동실에 있던 굴을 꺼내놓고 아침을 뭘 먹을지 고민하는데 이삭토스트가 먹고 싶단다. 엇, 아직 문을 안 열었는데.. 그러다 진비빔면이랑 군만두로 결정 탕탕탕. 굴떡국은 언제 먹지. . 10시 반 쯤에 떠난 목공놀이 여정. 수납공간이 부족해 이케아에서 수납장을 샀더랬다. 현관문을 차지하던 상자들. 시키는대로만 하면 된다고 하지만 모든 게 DIY였다. 하얀 건 나무요, 저 작은 건 부품이요. 그 옆에서 응원이라도 하겠소.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질문 오백 개, 노동요 DJ, 수다쟁이, 사진작가가 된 이숭이였다. . 틈틈이 작두콩차를 대령하고, 빼빼로랑 육포도 입에 넣어준다. 뭔가 하나씩 되어가고 있는데 과연 언제 끝날 것인가. 괜히 느슨해진 것 같아 ‘도전 99초’ 음악을 빵빵하게 틀었다. 작업 속도가 좀 빨라진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4시간을 몰입해서 완성된 수납장. 완성시킨 남편도 대단하고, 이케아도 대단하네. 짝짝짝. 나무야 아빠 멋있지. 나중에 짜잔! 보여줄게. . 몸은 남편이 쓰는데 왜 내가 피곤할까. 잠깐 누워있다가 쿨쿨쿨 꿈나라로 떠났다. 깼더니 슥삭슥삭 톱소리가 들린다. 이번에는 아기침대에 작업을 하고 있었다. 바퀴만으로는 모자란 그남자의 열정. 보는 내가 허리랑 어깨랑 무릎이 다 아프네.. 어우. 짱구보다 우리남편을 더 못 말려. . 집앞 마트에 장을 보고 왔다. 굴떡국, 카레, 대패삼겹살 쟁쟁한 후보들 중에서 우리는 결국 뭘 먹게 될까. 갑자기 통닭이 먹고 싶다길래 콜!을 외치긴 했는데 몸에게 미안해졌다. 그냥 미역국이랑 밥이랑 먹자며 반찬을 꺼내서 뜨뜻하게 속을 채우는 두 사람. 바깥음식 유혹을 잘 참아줘서 고맙다는 우리가 참말로 웃기다. ‘가족입니다’ 12화를 보고 케이크를 먹는 지금. 배도 부르고 마음도 부르고 기분 좋네 좋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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