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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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1일 금요일,
잊고 있었던 친정 모기.
집에 보이는 빈틈이란 빈틈은 다 찾아서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매일 모기가 나타난다. 밤새 모기 두 마리의 공격에 시달리고 시달리다 제대로 잠을 못 잤다. 여기에 밤 커피도 한 몫했을 터이니.. 숙면은 커녕 자다 깨서 불을 껐다가 켰다가 기계처럼 움직였다. 아침부터 지쳐버렸다. 오늘 나는 정말 피곤하고 몸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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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랑 오빠랑 볼 일이 있어 밖에 나갔다.
집에 들어올 때는 배스킨라빈스 한 통을 사들고 와서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나눠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초코나무숲,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오빠는 쿠앤크, 엄마는 슈팅스타를 요청했다. 마지막 하나는 상큼한 애플민트로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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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김밥을 못 싸고 잠을 자버린 내게
또 다른 퀘스트가 기다리고 있었다.
1. 마늘 까서 다지기
2. 애호박 채썰기
3. 브로콜리 작게 썰기
4. 애호박/가지/브로콜리 무침, 감자 볶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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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식단이 거의 채식 위주로 돌아가고 있어서 나물이나 야채로 된 음식이 많다. 평소에 밑반찬 한 두 개도 힘든데 엄마는 동시에 4~5개 이상을 만드시는 그 내공이 놀랍다. 나는 그 옆에서 엄마가 시키는 대로 하나씩 완성시켜 나갔다. 어깨너머로 배웠으니까 대구 가서도 써먹어야지. 괜히 친오빠한테 ‘오빠는 마늘도 안 까고 좋겠다’며 찡찡거려보는 이숭이. 정말 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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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움직이고 나면 드러눕는다.
오늘은 내 방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일어난다. 소가 된 게으름뱅이가 아니라 이숭이는 게으름뱅이.. 저녁에 쓸 에너지를 아끼고 아꼈다가 외출 준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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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오랜만에 만났다.
그중 몇몇은 결혼하고 나서 처음 볼 정도로 그새 많은 시간이 흘렀다. 볼링 동호회 사람들이라서 볼링을 칠 것 같기도 하지만 우리는 소곱창집에서 바로 보기로 했다. 물개 박수가 나올 만큼 그리웠던, 먹고 싶었던 곱창모듬. 통영, 피닉스, 금요일, 소곱창, 맥주, 2차 꼬챙이가게 어떤 것도 소중하지 않은 게 없었던 오늘. 통영에 와서 반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감사하고, 놀아줘서 감사하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어 감사한 오늘. 최고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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