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2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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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2일 토요일,
언제쯤이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려나..
2시 반에 자고 9시 넘어서 깼다. 남편도 마지막 자유시간을 실컷 보내고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났다고 했다. 보통 약속시간에서 역으로 씻고 챙기는 시간을 다 계산해서 움직이는 나는 시계를 몇 번을 봤는지 모른다. 어제 신나게 먹은 음식의 대가로 퉁퉁부은 얼굴로 맞이한 토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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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남편을 만났다!!!!!
졸음을 이겨내고 달려온 통영.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고 집에서 20분 정도 눈을 붙였다. 대구에서 못 느꼈던 통영의 시원함, 아니 서늘함, 아니 추움을 느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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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직장동료의 결혼식.
꼬마신부가 결혼을 하다니... 결혼 소식을 알리던 때만 해도 봄이었는데 어느새 초여름이 되었다. 그리고 딴따따딴 결혼식.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방긋방긋 웃는 신부가 낯설면서도 또 마냥 이쁜 신부가 내 앞에 서 있었다. 그녀와 그의 삶, 부부로서의 삶에 행복이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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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못지 않게 떨렸던 날이었다.
약 2년 전, 내가 결혼과 동시에 퇴사를 하고 시작된 대구 라이프. 어쩌다 보니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모토가 된 것처럼 예전 직장에 단 한 번도 찾아가지 못했다. (사실.. 인스타그램으로 라이브방송, 일기와 사진 등으로 동네방네 신혼생활을 알렸긴 했지만..). 그러다 공식적인 행사로 다 함께 보는 날이기도 했던 오늘. 정말 많은 사람들이랑 오랜만에 안부를 묻고 인사를 나누게 됐다. 얼굴이 좋아졌단 이야기, 보기 좋다는 이야기(살이 쪘다??) 등 이런저런 말들을 속사포로 주고받아서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했다. 다들 너무 반겨주셔서 감사하고 고마웠던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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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희자매와 카페에 갔다.
어디서든 어색하지 않게 잘 어울리는 남편 덕분에 넷이서 깔깔깔 웃다가 보낸 것 같다. 그리고 스프링데이 쇼룸 구경, 그리고 친구네 카페까지 은근히 꽉 차 있었던 우리 일정.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배도 꽉 차 있는데 저녁밥으로 갈비랑 전복밥, 전복 미역국을 배부르게 먹었다. 배가 당장이라도 빵- 하고 터질 것 같았다. 위험 신호 삐뽀삐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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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국빛길축제로 떠난 네 사람.
결론만 말하자면 처음 출발지였던 ‘내죽도공원’ 수국이 제일 예뻤다는 것. 그리고 밤엔 어두워서 볼 수 없었던 수국들. 하늘과 허공을 향해 반짝이던 빛들이 강렬했던 수국클럽?의 분위기, 수국 구경은 낮이나 밝을 때 가야 한다는 것. 그럼에도 활짝 핀 수국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고, 넷이서 뚜벅뚜벅 걷는 길과 그 시간이 좋았다. 아쉬우니까 내일 낮에 한번 더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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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서 근처 동네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결국은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집이랑 제일 가까운 가게에 들어갔다. 먹태랑 크림 생맥주의 조합.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우리의 수다타임. 나의 지난날을 기억해주고, 이제는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소개해줄 수 있어 의미 있었던 오늘. 다시 생각해봐도 나는 용감했었고, ‘사랑’이 내 인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다. 럽럽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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