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3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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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일요일,
바깥을 쏘다니다 잠든 시간은 새벽 2시 반.
비록 영어공부는 못 했지만 꾸벅꾸벅 졸면서 일기와 감사일기를 다 쓰고 누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살랑살랑 불어 들어오는 바람과 함께 녹아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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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 중인 우리.
자고 일어나면 밥을 먹고 자고 일어나면 또 먹는 패턴. 엄마표 완두콩밥과 반찬을 먹으면서 알랑방구를 뀌는 남편. 그 덕분에 집에 들고 갈 반찬이 더 늘었다. 엄마는 틈만 나면 ‘이거 들고 갈래?’ ‘저거 들고 갈래?’ 물어보셨지만 나는 이리저리 사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하나씩 챙겨 넣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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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엔 넷이서 고스톱 뽕게임을 했다.
고스톱 숫자를 조금 외워온 남편도 이번에는 합류를 할 수 있었다. 두 시간 동안 숫자놀이를 했는데 알고 보니 나는 타짜였던가. 아빠랑 남편은 파산, 엄마는 본전, 나는 무려 5만 4천원을 벌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이숭이. 신나게 벌고 신나게 돌려주는 멋진 모습까지 보여주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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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 두 시간을 자고 일어나는 우리.
일어나자마자 저녁밥을 먹는다. 아까 먹었던 밥이랑 반찬 플러스 삶은 문어. 며칠 집에 있었더니 육해공이 우리 식탁에 찾아왔다. 그러다 곧바로 짐을 챙겨서 나왔다. ‘뽕 타짜는 이만 물러가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차에 올라탄다. 우리가 사라질 때까지 바라보고 있는 엄마랑 아빠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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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기 전에 꼭 들르는 밈 커피.
2시간 동안 부지런히 마셔도 남을 정도로 큰 컵에 담아주시는 친절한 사장님. 가는 길에 덜 심심하라고 옥수수 두 개도 챙겨주셨다. 언제 와도 좋은 곳, 이번에도 좋은 기운 가득 받고 집으로 향했다. 아, 내죽도공원에 핀 수국도 실컷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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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이다.
집에 오면 바로 짐을 푸는 두 사람. 엄마가 챙겨준 것들을 꺼내어보면서 다시 한번 엄마의 정성과 마음에 뭉클해진다. 통영에 있으면서 징하게 봤던 양파랑 마늘도 있고, 자두랑 메론, 엄마가 절였던 갈비, 완두콩밥, 그 외에도 문어랑 김치, 젓갈까지. 한동안 우리집 메뉴는 냉장고 파먹기가 될 것 같다. 아빠, 엄마, 시어머니, 시아버지, 남편, 나, 내 친구들 모두 다 피스. PEACE. 5일간 통영 여행도 안녕. 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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