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2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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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월요일,
어제의 교훈: 저녁커피, 밤커피를 마시지 말자.
둘 다 사이즈 업한 큰 커피를 쭉쭉 마시더니 불 끄고 누워도 말똥말똥. 잠을 자고 싶어도 이리 뒤척이고 저리 뒤척이기 바쁜 우리. 남편이 겨우 잠들었는데 옆에서 뒤척였더니 갑자기 다가와서 귓속말을 하기 시작했다. ‘거참 되게 부스럭 부스럭 거리네...’ 자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보다. 잠이 오지 않아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둘 다 그 새벽에 빵 터져서 한참을 웃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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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한 월요일 아침.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이 정도 피곤함은 운동을 갈 수 없게 만든다. 결국은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나서 살방살방 움직이기 시작하는 이숭이. 첫 시작은 영어공부. 며칠 빼먹은 탓에 이틀 치 공부를 하기로 했다. 스티브잡스 연설문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서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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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할 일은 세탁기 돌리기.
이불을 개고, 빨래를 널고 남편 옷을 다림질했다. 각을 살리지는 않았지만 그냥 쭉쭉 주름을 펴본다. 옷에 물기가 있을 때 옷을 다리면 더 효율적이라던 남편의 조언을 잘 따르는 이숭이였다. 구김 없는 옷을 보며 괜히 웃음이 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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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론 하나를 깎아서 통에 담는다.
음식물 쓰레기통을 깨끗이 씻고 또 세탁기를 돌린다. 그리고 대망의 마늘 까기. 통영에서 며칠을 양파랑 마늘을 만났다. 그 여파로 꿈에서는 양파+마늘맛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현실에서는 마늘을 까게 됐다. 한 시간 동안 마늘 몇 쪽을 깠는데 130개 정도였다. 나중에 남편 오면 다져달라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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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은 엄마표 반찬들.
집에서 가져온 완두콩밥, 갈비, 해물 부추전, 열무김치, 부추무침, 장아찌로 한 상 가득 차려졌다. 찹쌀이 많아서 쫄깃쫄깃했던 완두콩밥을 먹고 하루에 있었던 일들을 주고받는 소소한 저녁시간. 설거지를 끝내고 아까 깠던 마늘을 열심히 다졌다. 남편의 새로운 별명은 갈릭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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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동네 산책을 하자고 했다.
그러다 농구게임으로 바뀌어서 신나게 밖으로 나온 두 사람. 마트 오락실에서 공을 열심히 던졌다. 공이 이리 튀고 저리 튀긴 했지만 4쿼터까지 잘 통과했다. 까치발이 될 만큼 온 힘을 다해 던져서 그런지 나중에는 힘이 빠졌다. 던져도 계속 골대 앞에서 툭 떨어지는 힘없는 공. 헤헤. 힘들었지만 오늘도 잘 놀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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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왜 이리 멀기만 한지...
갑자기 목이 말라서 생맥주 한 잔만 마시고 들어가자며 서로를 꼬드겼다. 생각보다 생맥주 가게가 없어서.. 결국은 돌고 돌아 집 앞에 있는 통닭집에 도착. 다행히 안주 없이 맥주만 마셔도 된다고 해서 500cc 한 잔씩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캬. 이 맛이지. 속도 시원하고 핑- 도는 느낌이랑 같이 집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오늘은 꿀잠을 잘 것 같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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