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01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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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화요일, 눈을 뜬 건 새벽 3시, 꿈뻑꿈뻑 4시 반까지 깨어있었다. 왼쪽 날개뼈 밑이 아파서 욱신욱신. 그리고 며칠만에 시작된 생리통 같은 콕콕콕 통증과 돌처럼 딱딱해지는 배. 그 순간 겁이 났다. 12월 되자마자 출산일이 다가오는 게 느껴져서 호돌돌돌. 배가 전체로 뭉쳤다가 풀렸다가 반복을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다. 근데 나무는 안 자고 뭐햐. . 남편은 부산 출장을 떠났다. 가 있는 동안에 부디 진통이 오지 않기를바라는 우리. 드립백 커피를 텀블러에 담아주고 간식이랑 도마뱀 젤리 한 봉지를 챙겨줬다.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사과 몇 조각을 먹고 다시 누웠다. 또 자야지. . 토스트를 데워먹고 놀았다. 빠진 것들을 가방에 챙겨넣고 딩가딩가 보내는 시간. 엄마랑 통화를 하고 영화도 봤다가, 인터넷으로 막달 증상을 검색해보기도 했다. 예정일대로라면 딱 10일 남았다. 오늘부터 카운트다운을 할 수 있게 됐다. 나의 근심 걱정을 덜기 위해서는 40주를 안 넘기고 나왔으면 좋겠는데. 나무는 세상에 나올 준비를 하고 있을까? . 메뉴는 잡곡밥, 소고기미역국과 잡채. 방법이 간단하면서도 맛있어서 자주 끓이게되는 미역국. 소고기를 한가득 넣고 약불에 뭉근하게 끓이는 동안에 다짐육으로 떡국 고명을 만든다. 반찬 하나를 더 만들까하다가 엄마표 잡채를 데우고 밑반찬들을 꺼냈다. 우리 둘 다 제대로 챙겨먹는 첫끼였다나. 느릿느릿 나무늘보처럼 천천히 밥을 먹는 건 좋은 습관인 것 같은데, 위가 꾹 눌리는 느낌이 힘들다. . 요즘 조명학에 관심을 가진 남편은 유튜브로 열공 중이다. 어쩌다 조명까지 넘어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엄청난 집중력으로 동영상을 슥슥슥 보고 있다. 조만간 조명학교에 갈 것 같은 그남자의 취미부자 라이프. 공구콜렉터. 드릴커피 메이커. 여보가 행복하다면야 나도 좋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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