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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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수요일,
불을 끄고 누우면 인사를 나눈다.
‘잘 자’라는 말을 하고 나무에게도 건네는 우리. 종종 나무는 꿈틀꿈틀로 답을 해주곤 하는데, 요즘은 새벽에도 꽤 많이 움직이고 있어서 안 자고 노는 것 같기도 하다. 어플에서는 이 시기의 아기는 40분마다 깨고, 꿈도 꿀 수 있다고 했다. 신기해. 이제 정말 사람이 다 됐네 다 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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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이 두 개 중에서 하나가 사라졌다.
그러거나 말거나 최대한 늑장을 부린다. 안 그래도 박차고 나오기 힘든 침대의 유혹을, 이불이 우리를 감싸안고 있었다. 간식은 사과랑 삶은 달걀, 도넛 한 개, 두유랑 요구르트. 결혼하고 꾸준히 남편의 간식을 챙겨줄 수 있어서 감사한 아침. 뭐든 잘 먹어주는 남편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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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 속으로 쏘옥.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서 카레랑 밥을 데운다. 시금치나물은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건 왜일까. 삶은 달걀이랑 먹는 카레, 그리고 달달한 게 땡겨서 쿠크다스 대여섯 개를 그 자리에서 뜯어 먹었다. 영화 ‘내 사랑’을 보면서 감성을 충전하는 시간도 가졌다. 우리가 영화관에서 처음 본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냥 좋다. 내 사랑이 빨리 보고 싶어지네. 몽글몽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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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해놓고 밖으로 나왔다.
겹겹이 껴입고 동네 주변을 돈다. 나랑 나무랑 단둘이 보내는 시간. ‘나무야 우리 곧 만나자’는 말과 함께, 눈에 보이는 것들을 알려줬다. 내 느낌이지만 어제 오늘 꽤 자주 배가 딱딱해지는 것 같다. 걷다가도 뭉치는 바람에 벤치에 앉아서 쉬었다. 그럼에도 나무는 활발하다. 태동만으로도 ‘잘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괜찮아진다. 오늘도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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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대신에 돈까스를 시켰다.
치즈돈까스 두 개랑 야채 고로케 주세요. 나의 식욕에, 바깥음식 지지에 늘 오케이를 외치는 남편 덕분에 신나게 먹었다. 당분간은 그리울 기름진 음식들.. 아기 낳으러 가기 전에 실컷 먹어야지. 드라마 ‘가족입니다’ 13화를 보고나서 각자 할 거 하면서 틈틈이 수다를 떠는 우리. 자유시간이 며칠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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