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2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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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금요일, 헉, 새벽 세시?????? 나 몇 시간을 잔거지.. 11시 20분에 분유를 먹이고 재웠는데 우리 셋 다 너무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눈을 떴을 땐 나무가 꼬물꼬물거리면서 배고프다고 작은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부랴부랴 분유를 타고 먹였는데 너무 잘 먹는 우리 아기. 혹시.. 나무는 울고 불고 티를 냈는데, 내가 잔다고 못 들은 건 아니겠지? (배고프면 크게 우는 스타일이라 조금은 안심되지만) 아기들 탈수증상 때문에 수면 4시간을 넘기지 말라던 이모님 말씀이 생각나서 더 괜히 미안해지고 마음이 콩-하고 떨어졌다. 더 신경쓸게. . 엘리베이터 앞에서 하던 배웅도 이제 그만. 찬바람을 쐬면 안된다고 해서 현관에서 인사를 나눈다. 괜히 뭔가 아쉽고 그렇네. 이모님이 오실 때까지 잠을 자려했지만 나무가 궁금해서 시간을 다 써버리고 말았다. 아침밥을 먹고 유축을 끝내고 1시간 반 정도 눈을 붙인다. 그 사이에 이모님은 점심 준비, 열탕소독, 집청소, 애기수납장 정리를 끝내놓으셨다. 아직 대변 본 기저귀를 갈아본 적이 없어서 긴장했는데, 똥을 3번이나 눴다고 한다. 목욕까지 끝내고 말끔해진 우리 나무. 오늘도 참 귀엽다 귀여워. . 3년 만에 이 집에 부모님들이 모였다. 나무가 궁금해서, 나무엄마 고생했다고, 내 생일을축하를 위해 모인 자리. 각자 맡은 음식을 가지고 차려진 한상에 와인, 대형케이크, 떡파티도 열고, 생일노래에 케이크촛불 후- 불어서 축하인사도 듬뿍받는 시간이었다. 한명씩 나무를 안아보는데 아부지들은 얼음, 어무니들은 능숙한 모습을 보이셨다. 사진에서는 어린이처럼 보인 나무가, 실제론 작디 작은 아가여서 놀랐다고 하신다. 하트 오백 개가 튀어나올 정도로 다들 눈에 하트가 들어있나 봐. 엄마는 좀 전까지 나무를 구경하고, 아빠는 나무가 우는 소리에 주무시다가 밖에 나오시기도 했다. 아가야가 주는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 엄마는 아기를 위해서, 그리고 내 회복을 위해서 밤에도 미역국을 챙겨주신다. 젖을 물려보지만 대실패.. 미역 스무봉지, 취향대로 끓여먹으라고 각종 해산물을, 튀김 한 바구니와 찐 생선들, 김치랑 나물들. 떡과 밀감 한박스, 만두 등등등. 고생하셨을 모습이 눈에 그려져 괜히 눈물이 난다. 역시 친정은 사랑이어라. 그에 못지 않게 사랑과 애정을 듬뿍 주시는 시부모님도 만세 만세. 그리고 우리 아기의 부모가 된 내 남편도 만세 만세. 사랑의 계절에 태어난 우리 아가 나무가 건강한 것만으로도 만세 만세.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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