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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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9일 화요일,
말똥구리는 똥쟁이었다..
12시에 맘마를 먹이고 얼른 재우려는 우리. 남편이 트림을 시킨 후에 눕혀서 토닥토닥하는데 잘 생각이 전혀 없어보인다. 그러다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고 온몸으로 힘을 주는 듯했다. 근처에 있으니 요상한 냄새가 솔솔. 그렇다. 나무는 야밤에 똥을 눈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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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서 격하게 응원을 하던 우리는 부랴부랴 씻길 준비를 한다. 닦아냈는데도 똥ing. 기저귀 갈고 비닐봉지를 가지러간 사이에 남편이 얼어있다. 방바닥에 3단똥을 뿌린 말똥구리 나무. 몹시 당황스러운데 상황이 웃겨서 껄껄껄 웃고 말았다. 또 다시 씻기고 닦고 치우고. 그 와중에 나무는 시원한지 가만히 있는 것도 웃기네. 한밤 중 똥파티 소동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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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 눴으면 배가 고플 거라며 다시 맘마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고 눕혔다. 다행히 바로 잠든 나무 덕분에 우리도 드디어 누웠다. 정신없이 돌아가는 시계는 어느덧 새벽 2시. 4시간을 자고 일어난 나무에게 또 맘마를 먹이고 또 재우고. 남편이 출근한 뒤에도 맘마를 먹이고 또 재우고. 새근새근 자는 아가가 예뻐서 한참을 보다가 다시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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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이 차려주신 아침을 먹고 잠을 자기로 했다. 피곤했는지 그대로 쓰러져서 쿨쿨. 잠깐 잔다는 게 2시간을 자고 일어났다. 자도 자도 충전이 안 되는 몸. 요즘 계속 발이 붓고 발바닥이 아파서 통증이 느껴진다. 갑자기 피부가 가려워서 오돌토돌한 것들이 올라오고 종종 목과 다리쪽이 벌겋게 변했다. 알러지인지 뭔지는 몰라도 몸상태가 좋지는 않은 듯하다. 빨리 회복했으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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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나무,
어제부터 분유 100ml으로 양을 조금씩 늘려보기로 했다. 수유 간격은 2시간 30분. 남길 줄 알았던 나무는 깨끗하게 비웠고, 잘 먹어서 그런지 하루사이에 얼굴과 몸집이 커진 것 같다. 들어올리면 묵직함이 느껴지는데다 힘은 어찌나 센지 내 팔이 견딜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시무룩하는 표정을 짓고 원하는 걸 해주지 않으면 더 큰 소리를 내는 우리 아가. 흑백초점책을 오랫동안 뚫어져라 보고, 저 멀리에 있는 무언가에 꽂혀 한참을 보기도 한다. 언제 이렇게 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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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요청으로 이모님이 소고기미역국을 끓여주셨지만, 우리의 저녁메뉴는 바깥음식이다. 통닭을 시켜 먹는다. 각자의 입맛대로 후라이드, 간장, 양념 냠냠냠. 귀염둥이 나무는 쿨쿨 자더니 밤 9시부터 다시 말똥말똥하다가 잠투정을 부린다. 등센서 제대로 장착했나 봐. 내려놓는 순간 바로 아네.. 아직 우리는 서로를 잘 모르니까 익숙해지려면 계속 겪어볼 수밖에 없다. 잘 해보자, 노력해보자 나무네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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