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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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토요일,
다행히 늦은 밤과 새벽에는 잠을 잘 잤다.
12시 반 다음에 4시에 맘마를 먹였으니, 나도 자고 남편도 자고 나무도 잤다. 아침만 되면 3-4시간 텀에서 2시간으로 칼같이 울리는 우리집 배꼽시계. 7시 전에 먹이고 다시 잠들고는 이후에 기억은 없다. 남편이 애기를 봤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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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창밖으로 살짝 날리던 눈은 금방 그쳤다. 주말에 눈이 쌓인, 눈내린 바깥 세상이 궁금했는데 내심 아쉽기만 하다. 둘이서 점점 피로가 쌓이는 것 같다며, 서로를 격려하고 다독거려준다. 밥을 차려서 먹으려고 하면 삥삥거리는 우리집 꿈나무. 아이고 안아주러 갑니다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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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머리를 깎으러 가고, 그동안 나는 청소기를 돌리고 환기를 시킨다. 우리 빨래, 나무 빨래, 이불 빨래로 쉴 새없이 돌아가는 세탁기와 건조기. 이제 한숨 돌리나 하던 중에 나무는 잠에서 깼다. 기저귀도 갈아주고 쪽쪽이도 주고 여기저기를 설렁설렁 돌아다녔다. 배가 고픈지 계속 신호를 보내지만 아직 한 시간밖에 안 지났으니 참아야만 한다. 그러다 갑자기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울어버리는 나무. 처음 들어보는 데시벨 울음소리와 꺼이꺼이 숨 넘어갈 것 같은 모습에 20ml를 줬더니, 더 크게 울어버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나혼자 발동동. 결국 90ml를 더 타서 먹였더니 그제야 진정하기 시작했다. 잠깐이었지만 전쟁같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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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케이크랑 커피를 사 들고 나타났다. 달달한 것보다 반가운 건 바로 남편이었다. 나무가 나한테 했던 것들을 다 일러바치고 찡찡찡. 아이스 디카페인 바닐라라떼랑 생크림케이크를 먹으면서 당을 보충했다. 차가운 음료는 빨대로 마시면 된다던데 왜 나는 자꾸 이가 닿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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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목욕시간이 돌아왔다.
둘이서 씻기는 건 오늘이 두 번째. 푹 자고 일어난 나무를 데리고 화장실로 들어간다. 기저귀도 안 벗기고 물에 넣은 건 뭐람.. 우루루까꿍 나무를 달래가며 호다닥 씻기고 나왔다. 보상은 맘마. 그리고 샛노란 옷을 입히고는 사진을 남겼다. 병아리처럼 귀여운 우리 아기 모습에 엄마 아빠는 오늘도 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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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된 나무.
(우리는 못 알아듣지만..) 본인이 원하는 걸 울음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소리가 너무 커졌다. 온몸에 살이 붙었고, 등을 토닥일 때 둔탁한 소리를 낸다. 빛이 있는 곳이나, 소리를 향해서 민감하게 반응을 한다. 누워있는 것보다 안기고 싶어한다. 배냇웃음말고도 눈을 뜨고서 웃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소리내서 웃는 것도 아주 가끔씩. 몸무게는 4.4kg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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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잠든 시간은 우리의 쉬는 시간.
모든 게 아기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아기가 잘 때 같이 자고, 아기가 일어나면 우리도 일어나야 한다. 아직까지는 육아가 할 만하다고 생각했는데, 꺼이꺼이 우는 나무를 보니 답답해서 힘들게 느껴졌다. 초보 엄마 아빠여서 미안해. 내일도 힘내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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