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9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_
_
1월 9일 토요일,
나무 위주로 돌아가는 우리집 시계.
겨우 잠들었다가 깨서 1시에 맘마를 먹인다. 그 뒤로 3시 반, 6시, 9시에도 반복되는 기저귀 갈기, 맘마 먹이기, 트림시키기, 재우기의 늪. 남편이 오전에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러 가야해서, 내가 나무를 돌보기로 했다. 우리의 역할분담은 그때 그때 달라지는 편이다. 목욕 빼고는 한 명이 쉬면 한 명은 아기를 보고, 한 명이 아기를 보면 한 명은 밥을 먹는 바통 터치 작전이랄까. 이렇게 하지 않으면 둘 다 지칠까 봐 서로를 배려하면서 육아를 하고 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나홀로 육아하는 날은 이것보다 훨씬 훨씬 정신없고 힘들겠지?
.
점심을 먹고 청소, 빨래를 했다.
아기가 있으니까 먼지가 신경쓰여서 깔끔해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집안일 하나 끝내면 또 다른 하나가 생기고, 이제는 나무가 깨거나 맘마먹을 시간이 돌아온다. 목욕을 시키려다 배가 고파서 소리지리는 나무를 달래느라 패스, 잠들어서 패스. 눈치게임을 하듯 나무 배를 채우고 드디어 목욕을 하러 들어갔다. 개운했는지 나무는 울지 않았다. 기쁨의 궁디팡팡팡.
.
특별히 뭐 한 것도 없는데 저녁시간이었다.
지칠대로 지친 우리는 그제야 침대에 드러눕는다. 평화로운 저녁 7시. 나무도 쿨쿨, 우리도 쿨쿨. 정신없이 자고 일어나 또 나무 기저귀 갈고, 맘마 먹이고 트림시키기 반복 시작. 우리는 어쩌다 10시에 저녁을 먹는지. 나무는 왜 깊이 잠을 못 자는지.. 똥까지 누고 치워줬는데 왜 계속 낑낑거리니.. 남편이 계속 안아주고 달래주는데도 나무는 잘 생각이 없다. 곧 또 맘마시간이네.. 하.
.
쉴 틈없이 돌아갈 거란걸 상상했는데도 상상이상인 육아의 세계. 지금도 혼자서 아기를 볼 때, 놔두고 화장실 한 번 마음놓고 가질 못 하는데 지금이 제일 편할 때라니.. 그럼에도 너는 참 예쁘고 사랑스럽다. 틈만 나면 사진 앨범에 있는 아기 나무를 보고 또 보고 질척거리곤 한다. 오늘도 우리 품안에 있는 너가 참 소중하고, 고맙고. 우는 네가 안쓰럽고 힘들고.. 왜 우니.. 왜 못 자니.. 왜..
_

keyword
작가의 이전글20210108 이숭이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