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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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9일 화요일,
초롱초롱한 게 좋았구나..
갑자기 집이 떠나가라 울던 아기는 좀처럼 달래지지 않는다. 남편은 안고 돌아다니면서 토닥토닥하느라 진땀을 빼고, 나무는 뭔가 되게 답답해서 우는데 그걸 충족시키지 못 하니까 더 울고 있었다. 대부분 잠투정이긴한데 혹시나 우리가 미처 모르는 부분때문에 우는 건 아닐까 해서 걱정을 달고 지낸다. 아기는 얼마나 답답할까. 그리고 우리는 또 얼마나 답답한가. 이럴 땐 아기언어 해석해주는 기계가 있으면 좋겠다. 밥인지, 기저귀인지, 잠투정인지 알기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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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모자란 것 같아 40ml을 더 타서 먹인다.
늦게까지 말똥말똥해서 1시 반까지 겨우 달래고 누웠는데, 다시 수유시간이 왔다. 이제 막 살짝 잠드려던 참이었는데 일어나야만 한다. 2시, 4시.. 새벽에 꽤 잘 자던 나무는 웬일인지 2시간마다 깨서 칭얼거린다. 수유텀이 짧아진만큼 좀비가 되는 우리 둘. 피곤하고 집은 춥고 나무는 울고. 아침 7시에 맘마를 먹이는데 속이 더부룩한지 주우욱 게워냈다. 원래라면 입이 바쁘게 젖병을 쫓아오는데 배가 부른가 보다. 남기는 걸 조리원 때 말고 처음보다니. 얼른 트림하고 자자. 나는 퇴근, 남편은 출근. 그렇게 하루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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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서둘러 병원에 다녀왔다.
우주복에 꽁꽁 싸인 나무는 병원가는 날이면 겨울을 느낄 수 있었다. 2주만에 나무는 약 1kg이나 쪘다. 5kg은 넘었을 것 같았는데 5.5kg이란다. 오 마이 갓. 어쩐지 손목이 아프고 무겁더라니.. 소아과 의사선생님한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고 꽤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하루 분유양은 1000ml을 넘지 말 것. 알갱이가 있는 변 상태도 괜찮지만 색깔이 감자 으깬 색깔이면 병원에 올 것, 심장 소리도 많이 좋아져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했다. 휴우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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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차려먹고 후다닥 청소를 했다.
아까처럼 준비물을 챙긴다. 분유, 따뜻한 물을 넣은 보온병, 기저귀, 손수건, 쪽쪽이. 나무를 다시 우주복을 입히고 밖으로 나온 우리. 차를 오래 탄 것도, 카시트를 탄 것도 처음인 나무는 40분 떨어진 거리도 잘 잔다. 쪽쪽이도 없이 씩씩하게. 심잡음 때문에 대학병원을 예약했던 터라 많은 사람들을 뚫고 소아청소년과로 향했다. 몸무게는 5.5kg, 키는58.3cm. 태어난 뒤로 5cm나 자랐다. 진료를 보는 동안에도 귀엽게 쿨쿨쿨. 맘마시간인데도 보채지 않고 잘 자다가 검사가 끝나자마자 맘마달라고 신호를 보냈다. 3개월 뒤에 검사를 해야하지만, 긍정적인 말들로 진료를 보고 나온 것도 고맙고, 나무가 잘 자고 일어난 것도 고맙다. 무엇보다 건강해서 고마워. 아빠 엄마는 또 이렇게 한 시름 놓는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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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길엔 빵집에 들러 먹고 싶은 것들을 담았다. 핫도그랑 소보로, 크림꽈배기와 팥빵. 바로 앞에 있는 과일가게에 가서 즉흥적으로 사과 한 봉지도 샀다. 집에 오자마자 목욕을 시키고 밥을 짓는다. 그래놓고 핫도그를 먹는 우리의 심리는 무엇일까. 세탁기 돌리기, 빨래 널기, 나무 맘마를 먹이고 재우는데 금세 깨면서, 간식시간 흐름도 와장창 깨졌다. 심지어 똥파티를 벌였고 2부로 오줌파티도 벌인다. 오늘은 엄마한테 공격이다 발사! 나 씻으라고 일부러 그런 걸까. 샤워하고 나왔더니 세상 상쾌한 이숭이는 곧 둘이서 거실 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그동안 남편은 파 한 단을 손질해서 통에 담아두었다. 열탕소독과 나무 달래기도.. 끝나지 않는 육아는 오늘도 계속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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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한 지 45일이 지났다.
10~11kg이 쪘는데 빠진 건 8kg 정도. 아기를 낳으면 쏙 들어갈 줄 알았던 배는 아직 나와있고 붓기도 덜 빠졌다. 오로도 가끔씩 나오고 회음부와 항문 통증도 종종 느낀다. 그래도 꽤 많이 회복했는데 다른 통증이 추가됐다. 이제는 뼈가 아프다. 아기를 안고 돌보느라 닳고 닳은 뼈. 특히 손목과 무릎, 허리와 꼬리뼈가 시큰거렸다. 그리고 이유모를 피부트러블. 밤마다 건조해서 몸이 가려워서 긁으면 그 자국들이 선명해지고 부어오른다. 피부묘기증 같이. 어우. 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것 같아서 너무 힘드네. 내일 병원에 가야지. 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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