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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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월요일,
어젯밤 나무는 아기체육관에서 에너지를 쏟았고, 남편은 부모님 일을 도와드리고 온 뒤로 피곤해하는 것 같았다. 내가 일기를 쓰는 동안 두 남자들을 안방으로 보낸다. 나무는 아빠의 쓰담쓰담과 자장가로 꽤 일찍 꿈나라로 떠났다. 남편은 ‘나무는 눕자마자 잘 잔다’고 했는데, 그러던 남편도 머리가 베개에 닿자마자 잠이 들더라. 오잉? 내가 보기엔 둘 다 잘 자는데? 우리들의 쿨쿨쿨 새근새근 소리가 가득한 밤. 나무가 나를 깨운다. 8시 다음 수유는 새벽 2시. 이번에도 6시간만에 먹였다. 잠결에도 잘 먹는 우리 아기. 어제도 사랑해, 오늘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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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어났을 땐 남편은 이미 출근하고 없었다. 휴일동안 오전에는 내가 잠을 보충하는 시간이었는데, 이젠 나무랑 눈치게임을 해야만 한다. 아기가 잘 때 자고, 또는 잘 때 밥을 챙겨먹거나 집을 치우는 일들 등등. 하지만 나는 밥보다 잠이었지. 그래서 매번 밥 먹는 시간이 늦을 수밖에 없었다. 맘마를 먹고 누워있는 나무는 창문 쪽을 보면서 옹알이를 엄청 했다. 맞장구를 쳐주면 목소리가 더 커져서 조금 시끄럽기도 했는데, 나날이 다양한 소리를 낼 줄 아는 모습이 신기하다. 뭐가 그렇게 재미있는 거야? 나무야 기분 좋아? 활력소 덕분에 나도 웃음이 많아졌다. 고마워 우리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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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 쯤 낮잠을 재우고, 나도 옆에서 덩달아 잠을 잤다. 그러다 몰래 빠져나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밥이랑 반찬을 다 꺼내고 미역국까지 다 데웠는데 나무가 깼다! 엄마 밥 먹을 때 울리는 센서를 달아놨나.. 어떻게 딱 맞춰서 일어나냐.. 그래 내 배고픔보다는 아기 배고픔이 더 먼저지. 분유 140ml에 마음을 담아서 아기에게로 갔다. 먹고 기저귀 갈고 재우기의 반복. 안아달라고 하면 안아줬다가 심심해할 때는 튤립 장난감이랑 책을 꺼내 읽어줬다. 다시 처음부터 읽으려니까 하품하고 싫어하길래 오늘은 여기까지. 이제 아기체육관으로 가자. 두구닥 두구닥 달리는 소리가 집 안을 가득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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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집에 오자마자 아기를 맡긴다.
오늘 대구는 24도란다. 역시 더위만큼은 빠르게 찾아오는 이 곳. 봄날 같으면서도 꽤 더웠던 날씨에 얼른 씻고 싶어졌다. 내가 요즘 아는 노래는 동요뿐.. 씻으면서 동요를 부른다. 씻고 나오자마자 우리는 나무를 후다닥 목욕을 시켰다. 그 다음은 남편이 씻고 나온다. 우리 셋 다 뽀송뽀송 왕뽀송한 모습이다. 이제는 배가 고프네.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나무가 먼저였지. 얼른 먹이고 밥이랑 미역국, 돼지고기볶음이랑 남은 통닭을 데워서 먹었다. 각자 채운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풀면서 도란도란 보내는 시간. 저녁에는 아빠랑 나무가 도란도란. 지금은 안방에서 쿨쿨쿨 자고 있겠지. 굿나잇 우리 가족. 내 사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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