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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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8일 목요일,
요즘 먹는 양이 줄었다.
어제는 총 440ml을 먹었더라. 평소 8~900ml을 먹었으니 절반 정도로 줄었다. 배고파 하는 것 같아서 맘마를 타오면 대부분 남겼고 80ml만 먹고 잠들기도 했다. 아침까지 잘 것 같았던 나무는 새벽 2시에 우리를 깨웠다. 뒤집기를 하고 싶은지 낑낑낑. 다행히도 맘마를 맛있게 먹었다. 이렇게 적게 먹고도 하루를 버티는 게 신기해서 밀어내는 젖병을 다시 입으로 가져가봐도 더이상 먹지않는다. 이제는 혀 말고도 손으로도 젖병을 밀어낼 줄 아는 나무. 일어나면 맘마먹고 놀자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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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금살금 남편은 일어나서 출근준비를 했다.
오늘도 열탕소독을 해놓고 나가려는데 나무 우는 소리에 바로 맘마를 타서 건네주고 간다. 우리는 다시 눈을 붙였고 한 시간쯤 자고 다시 나를 불렀다. 꽤 수월하게 흘러간 하루. 기저귀 갈아주고 안아주고 놀아주고. 이불 빨래와 설거지, 청소기 돌리기 등등. 졸려하길래 방으로 들어가 우리는 나란히 누웠다. 팔베개를 해주고는 너도 자고 나도 자고. 새근새근 자는 아기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로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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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퇴근할 때쯤 보채기 시작하는 나무.
또 졸린데 쉽게 잠들진 못하고 울음으로 기분을 나타냈다. 아이참. 이럴 땐 바로 목욕행이지. 남편이 대야에 물을 받는다. 옷이랑 수건, 로션 등 필요한 물건들을 방에 갖다놓고 아기를 방으로 데려갔다. 얼굴이 사라질 듯 눈코입을 닦아주고 온몸을 깨끗이 씻어주었다. 개운해도 옷 입을 때는 싫어하는 우리 아기. 최대한 빨리 입히고 안아주니까 집이 조용해졌다. 바깥음식의 유혹에 빠진 이숭이는 배달앱을 켰다. 갑자기 피자가 먹고 싶어졌다. 영화를 보고 나면 늦어지고 피곤하니까 안 본다던 두 사람은 또 넷플릭스를 검색하고 있었다. 오늘의 영화는 ‘첨밀밀’. 빨래도 널어야하고 다음 할 일들을 위해 영화는 반 만보다가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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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무는 왜 이렇게 보채냐..
너무 졸려서 눈이 반쯤 감겼는데도 잠이 못들어서 힘든지 계속 울고 있다. 아까까지만 해도 방글방글 웃으면서 주먹먹고 손가락 빨고하더니.. 결국 아빠 품으로 가서 겨우 잠들었는데 내게 남은 건 팔에 거대한 침 자국이었다. 아유 많이도 묻혀놨네. 부디 잘 자고 일어나렴. 주말에 친정에 갈거라 내일은 짐을 좀 챙겨놔야겠다. 짐이 어마어마하겠지. 집 통째로 순간이동을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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