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2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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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일 화요일,
여전히 꿈이 많은 사람.
하루에 꿈 두 개씩은 꾸는 것 같다. 꿈을 꿔도 기억이 안 난다면 난 그날 잘 자고 일어난 거다. 하지만 대부분 꿈 장면들이 생각나고 때로는 상상력이 풍부했고, 가끔은 너무 디테일하게 기억을 해냈다. 결론은 피곤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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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출근하고 방에 들어가 영어책을 펼쳤다.
연설문 내용 중 오늘 분량이 제일 적다. 평소보다 문장이 짧으니 읽는 것도, 호흡을 하는 것도 훨씬 수월했다. 덕분에 아침 시간을 쪼개서 소소한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내일 분량을 들여다봤는데... 한 페이지 가득... 오늘이 달콤했으니 내일은 쓰디쓴 열매가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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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102일 차.
운동 복장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섰다. 요즘 자주 요가이모랑 학원으로 출근 도장을 찍는다. 일찍 도착하면 선생님의 수업 리허설을 볼 수 있다. 새로 본 동작에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예상 적중. 이번 수업도 참 힘들었다. 한 발로 균형을 잡고 허벅지 힘을 실어 일어나는 동작에서 집중 코치를 받는 이숭이. 항상 박탈감을 느끼고 있긴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쭉쭉 뻗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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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을 뻘뻘 흘리고 집에 왔다.
아침까지만 해도 ‘운동 갈까 말까’ 유혹에 흔들렸다. 겨우 일어나 몸을 쓰고 돌아오면 녹초가 된다. 날이 더워져서 그런지 밥을 먹는 것도 귀찮다. 그래도 운동을 해냈다 뿌듯함, 땀을 씻어내고 나면 개운함을 격하게 느낄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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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먹구름 없는 하늘을 만났다.
이런 날엔 또 빨래를 해야지. 여름옷, 수건, 이불을 교대로 거의 매일 세탁기가 돌아가고 있다. 얼음 물을 채워놓고 손톱, 발톱, 앞머리를 깎았다. 청소기를 돌리고 나서 시원한 선풍기 앞에서 먹는 자두 두 개. 오늘의 달콤새콤한 순간. 자두사랑 나라사랑 여름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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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출장을 다녀온 남편을 데리고 외식을 했다.
아까까지만 해도 저녁 메뉴는 ‘카레’였는데. 즉흥적이고 가변성이 심한 이숭이. 돈까스랑 치즈돈까스 냠냠냠. 몇 개 안 먹었는데 배가 불러서 어쩌나 했는데.. 결국은 두 조각 빼고 다 먹었다. 돼지가 되는 길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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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최고다.
둘 다 늘어져서 잉여롭게, 나태하게 보내는 시간이 참 즐겁다. 오늘의 열정 머신은 집에서 가져온 핸디 스팀기로 창틀 청소에 열을 올린다. 왠지 편할 것 같아서 스팀을 내뿜고 있지만 먼지가 집 안으로 다 들어오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결론은 창틀 청소에는 적합하지 않단다. 결국 스팀 기계는 서경석 아저씨의 코 슉슉슉 놀이로 마무리하고 또다시 늘어지는 7월의 여름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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