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_
_
7월 3일 수요일,
필라테스 20일 차(요가 103일 차).
지난주에 이어 보조 선생님들이 수업에 들어오셨다. 내가 왜 긴장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한 시간 동안 탈탈탈 털리다 왔다... 머리 따로 몸 따로 이숭이. 몸을 움직이지 않고 다리만 뻗었다가 오므리는데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기계. 내가 사용했던 기구 스프링이 세다고 했지만 위로되지 않는 말이었다.. 보조 선생님이랑 머쓱하게 웃으면서 1시간을 버텼다. 땀은 폭우처럼 흘러내리고, 얼굴을 보면 운동 10시간 한 사람 같다. 하지만 현실은 저질체력 아니고 쓰레기 체력..... 천천히 조금씩 체력과 근력이 생기고 있다고 믿었는데 아닌가 보다. 오늘은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고 느낄만한 동작이 하나도 없었다. 잉잉.
.
집에 오자마자 씻었다.
평소처럼 시간을 보낸다. 물을 마시고 영어책을 펼쳤다. 분량은 한 장 가득이지만 운동보다는 마음 편하게 공부를 했다. 달걀 두 개를 삶아서 소금에 콕콕 찍어 먹는다. 우유도 한 잔 마시고 과자도 하나 뜯는다. 식곤증으로 한 시간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저녁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저녁은 카레.
다행히 집에 재료가 다 있어서 메뉴를 고르기 쉬워졌다. 고기를 넣지 않아도 맛있지만, 냉장고에 돼지고기가 있길래 넣기로 했다. 양파, 당근, 감자까지 넣어서 볶고 카레를 휘이휘이 저었다. 우리집엔 카레 냄새가 솔솔 떠다니고 있었다. 소세지 올리고 후라이 올리고 양송이버섯 올리면 완-성.
.
배고팠다며 열심히 먹는 남편.
그런 남편을 보며 흐뭇해하는 이숭이.
왜 음식점 사장님들이 깨끗하게 비워진 그릇을 보면 기분이 좋다고 하는지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그날의 허기짐과 음식 맛에 따라 먹는 열정,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그래도 잘 먹는 남편이 감사하다. 밥을 먹으면서 오늘 있었던 일, 특히 운동하면서 겪었던 파란만장한 감정, 스펙타클한 느낌을 전달하느라 바빴다. 집 앞 카페에 가서 저녁커피를 마시는 우리. 내게 밤커피는 해롭지만 시원하고 맛있으니까 그걸로 만족할 테야.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