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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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월요일,
6월 안녕, 7월 안녕.
6월 30일 11시 59분 59초와 7월 1일 0시 0분 0초의 경계. 2019년의 절반이 지났다니.. 매일을 기록하고 계절이 바뀌는 걸 겪으면서도 달력이 일곱 번째 장을 마주하고 있는 이 순간이 놀랍기만 하다. 6월도 함께여서 고맙고 행복하다는 말을 건네고 7월도 잘 지내보자고 다독거리는 밤. 바로 잠들진 못하고 한참을 뒤척이고 옆에서 엄청 까불랑 거리다가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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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이불도 안녕.
꽤 도톰한 이불이랑 헤어지기로 했다. 새벽에 은근히 추운 날 몇 번을 빼곤 부담스러운 무게와 따뜻함이었다. 자는 동안 더 이상의 더위를 느끼고 싶지 않았다. 일어나자마자 냉큼 세탁기를 돌리고 시원하게 늘어뜨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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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 영어공부.
지금 읽고 있는 ‘로버트 드 니로’ 연설문. 오늘 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한테 드 니로 연설문 내용을 말해줬더니, 그 배우가 영화 ‘인턴’의 할아버지라고 했다. 그때부터 할아버지 얼굴이 오버랩이 되면서 더 재미있어졌다. 독설적인 내용으로 티쉬대학교 졸업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 깔깔 웃고 환호하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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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밥을 챙겨 먹었다.
저녁 탄수화물을 줄일 생각으로 점심을 맛있게 차렸다. 청국장, 달걀 후라이, 진미채무침으로 배를 채운다. 오늘만큼은 맥심 아이스가 너무 땡긴다. 예전 직장에는 아침에 출근하면 너도 나도 얼음을 만들고, 점심시간엔 큰 포트에 맥심을 진하게 타서 얼음을 띄워 먹었는데. 그 날을 기억하면서 냉동실 문을 여는 순간 얼음이 다 떨어진 걸 알아버렸다. 결국은 잘 마시지도 않는 라떼를 만들어 마셨다. 그 이후로 속이 좋지 않아서 힘들어하고 있는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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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퇴근했다.
내가 먹은 점심 메뉴에 빨간 파프리카를 추가했다. 혼자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목공놀이를 했다. 시험 삼아 나무에 유성 오일을 바르고, 잠깐 눈을 붙인다. 둘이서 영화 ‘심야식당’을 보고 나서 갑자기 방충망을 떼서 화장실로 들어가는 걸 목격했다. 장마 때문에 더러워진 창틀을 보며 청소하기 귀찮다고 찡찡거렸더니 큰 방충망을 떼어 먼지를 닦아냈다. 오메.. 혹시 내 일기에 등장하고 싶어서 착한 일을 하는 거냐고 물어보는 이숭이. 어쨌든 고맙다며 왕칭찬을 해주고 일기에 기록을 남겼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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