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427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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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화요일,

어젯밤 10시 반에 맘마를 거하게 먹고 잠든 나무는 아침까지 잘잤다. 중간에 깨지도 않고 쿨쿨쿨. 남편이 맞춰놓은 알람 10분 전에 꼬물꼬물 움직인다. 8시간 만에 먹는 맘마라 180ml을 재빠르게 비웠다. 트림을 시키는 사이에 그는 어제 오늘 모아둔 젖병을 한꺼번에 씻고 소독까지 끝내고 현관문을 나섰다. 번거롭고 하기 귀찮을만 한데도 먼저 나서서 해주는 덕분에 내가 할 일이 수월해졌다. 아기라도 잘 놀고 있을 테니 잘 다녀오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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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잘 것처럼 눈을 비비더니 따발총같은 방귀를 뀐다. 기저귀에 손을 갖다대고 있었는데 손바닥이 뜨끈뜨끈해진다. 오예 모닝똥파티. 얼른 씻겨주고 몸 골고루 로션을 발라주었다. 입 주변에 새빨갛게 올라온 침독들을 보면 괜히 속상하네. 연고를 발라주면서 또 혼자서 되뇌어 본다. ‘침독 얼른 가라앉게 해주세요.’ 그리고 나무 곁에 인형들을 데려다주었다. 이름도 지어줬지롱. 토끼는 토토, 곰돌이는 베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고 예쁜 꿈 꿔. 그렇게 해서 자다 깨서 놀고 자다 깨서 맘마먹고 놀기를 반복하니까 어느덧 오후 2시가 넘었다. 우리 이제 거실로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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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힘들면 하루가 괜찮은 육아의 세계.

어제 너무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은 거저 먹는 것처럼 잔잔하고 평화로웠다. 누워서 놀고 의자에 앉아서 놀고, 거울 앞에서 놀고, 방을 돌아다니며 놀면서 아기랑 보내는 시간들을 즐길 수 있었다. 다만, 남편이 퇴근하기 1시간 전부터 찡찡찡. 졸린 눈을 비벼서 쪽쪽이를 물려놓고 재우는데도 찡찡찡. 배 위에 올려서 20분을 재웠는데 침대에 눕히는 순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렇게 안아도 싫대, 저렇게 안아도 싫대, 그런데 잠은 온대.. 나무야 엄마가 어떻게 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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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시키고 저녁을 먹는다.

주방지킴이 남편이 밥이랑 추어탕을 데워왔다. 한 그릇씩 다 비워갈 때 쯤 발견한 나무의 똥파티. 먹다말고 치우기 바빴던 우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다시 돌아와 밥을 먹었다. 남편이 설거지를 하고 내가 나무를 재우는데 또 엉엉엉. 엄마 손목이랑 팔이 너무 아픈데... 그건 그렇고, 출산한지 100일 즈음부터 머리카락이 빠지고 있다. 손에 뭉치가 잡힐 만한 양은 아니지만 바닥과 베개에 떨어지는 머리카락 양이 늘어난 것은 분명하다. 머리카락 뿌리가 이렇게 힘이 없었나. 잠깐만 스쳐도 몇 가닥씩 빠지고, 머리를 감거나 말릴 땐 아주 난리난다. 언제까지 빠지는 걸까.. 이숭이는 지금 털갈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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