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6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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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토요일,
잠들기 싫은 밤.
책 한 권을 뚝딱 읽고 딥슬립에 빠진 이숭이와 새벽 늦게까지 폰을 가지고 놀다가 잠드는 폰 중독 남편. 바람을 타고 집 안으로 지폐가 들어오는 꿈을 생생하게 꿨다. 넘치도록 두둑하게 쌓인 지폐를 보며 좋아했는데, 현실이었으면 더 좋았을 나의 지난 꿈. 로또 사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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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평화로운 주말이 찾아왔다.
아침 일곱시에 잠깐 깬 남편은 또 폰을 만지고 놀다가 잠들었다. 그동안 나는 일어나 영어공부를 하고 사부작사부작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간에 방에 들어가 남편을 관찰만 하고 나오는 이숭이. 수건을 개고 세탁기를 돌리고 있을 때 남편이 일어났다. 그 시각 11시. 늦은 굿모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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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끼소바를 호로록 먹고 동네카페로 갔다.
나는 슥슥 낙서랑 색칠놀이를 했다. 남편은 숫자를 세며 숨바꼭질 10번은 했으려나. 사장님 가족이랑 놀다 보니 어느새 5시가 됐다. 얼음동동 아메리카노, 코코아, 라떼를 다 마셨으니 배가 부를 수밖에. 집에 가기 전에 선물을 주셨다. 아버지가 직접 농사를 지으시고 수확한 복숭아 몇 개, 그리고 가끔씩 타 먹으라며 주신 코코아 분말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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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 가서 로또 만원 어치를 샀다.
다이소에 들러 필요한 재료를 사고 맥도날드로 고고. 내일까지 빅맥이 천 원이라 저녁을 여기서 해결하기로 했다. 햄버거를 와구와구 뜯어먹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이숭이. 배가 부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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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잠을 자고 일어난다.
수박이랑 꽃게랑을 앞에 두고 영화를 봤다. 며칠 전에 보다만 ‘심야식당’. 일본 특유의 잔잔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때문에 따뜻한 위로를 받는다. 오늘도 늘 그렇듯 나는 일기를 쓴다. 남편은 방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각자의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평범한 듯 특별한 듯 채워가고 있는 우리. 오늘은 아무 걱정도, 근심도 없는 토요일이다. 아, 로또는 꽝 덩어리였다. 일확천금의 꿈은 이루어지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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