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08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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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토요일,

와, 일찍 자는 만큼 일찍 일어나네..

웬일로 일찍 잔다고 좋아할 게 아니었어. 요즘 통잠을 잊은 우리 나무는 새벽에도 맘마를 애타게 찾는다. 찡찡 울길래 다 먹을 줄 알았지.. 다 먹지도 않을 거면서.. 아무튼 4시가 되기 전에 깨서 다 먹이고, 젖병을 씻고 열탕소독까지 다 하고 왔는데 눈을 똥그랗게 뜨고 있네. 오메에. 당장 잘 생각은 없어보이고 둘이서 조용히 장난을 치며 놀았다. 그러다 졸린지 스르륵 잠들었는데 5시가 넘었더라. 아유 눈이 터질 거 같아. 나도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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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이 되면 보통 오전엔 남편이 아기를 돌봐주었다. 9시에 맘마를 먹이고 놀아주는 동안 나는 정신없이 쿨쿨쿨. 거실에 나왔더니 장난감들이 출동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오늘도 열심히 일하는 우리 집 세탁기 아주 칭찬해. 남편도 칭찬해. 생활비가 얼마 남지 않아서 아껴보자던 우리는 어디로 갔나. 토요일이니까 아침 겸 점심으로 동네빵집 빵이 먹고 싶다던 남편의 말에, 동네빵집의 유혹에 홀랑 넘어가고 말았다. 외출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가보자! 아, 빨래 좀 널고. 아, 부모님들한테 전화 한 통 드리고. 나가야 하는데 나무는 아빠 품에서 잠이 들었다. 아, 나무 일어나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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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언니와의 급만남을 약속한 채 이제 나가볼까나. 아이참, 나무 맘마시간이 돌아왔다. 먹이고 나가는 게 모두에게 평화가 올 것 같아 맘마를 먹이고 트림을 시킨다. 외출 전 기저귀도 갈고 하나하나 챙기니 가방이 크게 부풀었다. 밖엔 나무가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불고 있어서 따뜻하게 입혔다. (하지만 우리 셋은 땀을 흘렸지..) 오랜만에 간 빵집에서는 우리 집 아기의 안부와 사장님 아기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 나무를 아주 잠깐 보여드리고 먹고 싶은 빵을 담아 왔다. 그리고 동네 언니가 있는 카페로 발길을 향했다. 꼬마 숙녀가 얼마 전에 고열로 힘들었는데 웃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됐다. 아기를 돌보느라 힘들었을 언니를 토닥토닥. 달콤한 커피와 와플을 먹으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달콤한 시간. 밖에서 너무 잘 있어준 나무 덕분에 더 잘 놀았다. 무엇보다 아기를 예뻐해주시는 사장님 덕분에 감사하게, 편하게 보냈네. 모두 모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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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도 계속 돌아가는세탁기와 건조기.

청소기를 돌리고 아기 목욕을 시켰다. 교대로 씻고 와서 아기 돌보기, 빨래 널고 빨래 개기, 아기 용품 씻고 닦기, 저녁 준비와 설거지, 유퀴즈 보면서 저녁 먹기, 초코빵 먹는 디저트 타임, 아기랑 놀아주고 재우기 등 쉴 틈이 없는 우리의 하루였다. 남편과 나는 녹초가 되어가는데 우리 나무는 지치질 않더라.. 침을 어찌나 흘리는지 다시 올라온 침독때문에 입 주변이 또 울긋불긋해졌다. 어우.. 얼마나 더 놀아줘야 잘지.. 우리 모두 수고 많았다 정말. 자기 전엔 아기 사진이랑 동영상 보는 게 나의 낙. 잠들기 아쉬운 토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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