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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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7일 월요일,
결국 나무는 1시 넘어서 잠이 들었다.
재우기까지 산을 넘고 산을 넘는 것 같았던 밤. 요즘엔 뭔가 할 말이 있을 때 ‘으으으으’ 하고 소리를 낸다. 야밤에 뭔 말을 하고 싶었을까. 유모차에 태워도 으으으으. 내려 놓아도 으으으. 안아도 으으으으. 이제 자나 싶었는데 밤중 똥파티까지 벌인다. 늦은 낮잠은 내가 힘들다는 걸 잊지 말아야 겠다. 겨우 재우고 일기를 쓰려고 앉았는데 자꾸만 존다. 40분을 꾸벅거리다 결국 아무 것도 적지 못 하고 2시에 자러 갔다. 5시에 아기 맘마를 먹이고 거실 테이블에 앉아서 기억을 더듬어 기록을 남긴다. 어쩌다 6시 반이 넘었고 남편이 일어날 시간이 되었다. 오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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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쓴다고 동이 튼 아침을 맞이했다.
남편의 출근 준비를 구경하다가 현관문 앞에서 배웅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왠지 피곤할 것 같은 월요일. 다시 아기 옆에 누워야지. 늦게 자러간 나무도 피곤했는지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자고 있었다. 한 번씩 보이는 배냇짓에 행복해지는 엄마 이숭이. 키득키득 웃을 때면 무슨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토토랑 베베, 아빠 엄마랑 같이 놀고 있을까? 귀여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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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아주 오락가락인 나무.
웃었다 울었다가 반복이지만, 이 정도쯤은 괜찮았다. 흐린 날이면 몸이 무거운지 낮잠을 오래 자는 편이다. 슬금슬금 나와서 빵이랑 우유로 이른 아침 겸 점심을 먹는다. 그리고 시작된 ‘이유식 도구’ 쇼핑. 부지런히 사고 부지런히 알아봐야 겠다. 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네. 나는 과연 이유식에 어느 정도 애정을 가질 것인가. 나무는 과연 이유식에 눈을 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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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자는 동안 신속하게 저녁밥을 먹자!
양념돼지고기랑 물김치, 밑반찬으로 한 상을 차린다. 우리가 좋아하는 유퀴즈를 보면서 냠냠냠. 다 먹고 살금살금 방에 들어가 봤더니 혼자 엎드려서 놀고 있는게 아닌가. 소리도 없이 혼자 뭐해.. 그러다 처음 본 나무의 되집기. 요즘 계속 뒤집기에서 원래 자세로 돌아오려고 한 쪽 다리부터 엉덩이까지 계속 들썩이더니 결국 성공했네. 팔이 밑에 낑겨서 울긴했지만, 새로운 걸 해내는 아기가 마냥 대단하게 보였다. 어제보다 이가 자랐고, 새로운 이 하나가 뾰족 튀어나왔다. 그래서 보챘었나. 아유. 짠해지려다 아찔한 똥파티때문에 현실로 돌아왔다. 속을 비워내서 좋니. 신나 보이네 나무야. 163일 나무 되집기 성공! 아랫니 또 올라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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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똥파티를 끝내고나서
이번 주 목표는 매일 스텝퍼 10분 이상 걷기.
10분도 짧은 시간이지만 1분조차 안 걷는 내게 필요한 걷기 운동. 여전히 몸무게는 하늘로 치솟고 입을 옷 사이즈가 점점 커지고 있다. 여기서 자존감과 자신감이 떨어진달까. 더 이상은 안 돼. 걷자 걷자 운동하자 이숭이야. 유모차를 앞에 두고 아기랑 눈을 마주치면서 스텝퍼를 밟는다. 이거 걸었다고 허벅지가 아프면 어쩌냐.. 아이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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