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24 이숭이의 하루

늘, 운명적인 타이밍

by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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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월요일,

누운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나무는 나를 깨운다.

꿈틀꿈틀. 맘마달라고 우애앵. 넉넉하게 분유 200ml을 타 왔는데, 그걸 다 먹었다. 그 시각 1시 40분. ‘이제 아침까지는 푸우우욱 자겠지’하고 다시 눈을 붙인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지. 6시에 또 맘마를 달래.. 열이 많아서 땀을 흘리는 아기에게 선풍기를 약하게 틀어놓고 맘마를 먹이는 요즘. 배부르게 먹었으니 길게 자줄래? 부..탁이야. 그래도 그 시간에 깬 덕분에 남편 출근을 볼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힐 때까지 바라보는 월요일 아침. 우리 다 파이팅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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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잔 우리 둘.

10시 넘어서 일어나서 비몽사몽으로 놀았다. 맘마를 먹이고 거실로 나가볼랬는데, 다시 발이 묶였다. 나는 왜 안방을 나가지 못 하고 있는가. 결국 12시 반이 넘어서 슬금슬금 빠져나와 세탁기를 돌리고 쌓인 집안일을 하나씩 해냈다. 늦어진 점심이지만 남편이 오전에 밥솥 취사 예약을 걸어둔 덕분에 갓 지은 따끈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후식은 케이크와 우유. 힘이 솟아났으니 열심히 놀아볼까나.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나무도 힘이 솟았나 봐. 의자 탈출을 몇 번이나 하는지. 뒤로 빠져나가려고 엉덩이 구경을 몇 번이나 했는지. 왜 의자를 뒤집어 쓰고 있는지. 의문 투성이지만 귀엽고 웃기니까 패스. 분명 방금까지 웃었는데 울음을 터뜨리는 나무의 기분은 나노단위로 휙휙 바뀌는구만. 자 이제 쏘서랑 점퍼타고 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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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부터 찌릿했던 허리는 다행히 괜찮아졌다.

남편은 요즘 구내염이 생긴데다 발이 아프다던에 아이참. 우리 둘 다 왜 이렇게 골골하는지. 퇴근한 남편은 씻고와서 치즈돈가스를 튀겨주었다. 샐러드없이 반찬이랑 먹는 돈가스, 그리고 맥주 한 잔. 캬. 그래 바로 이 맛이지. 밤산책을 할겸 밖으로 나갔다. 제일 큰 목적은 장보기. 동네를 크게 돌 생각이었는데 나무 맘마시간이 애매해서 근처 마트에 가기로 했다. 마트이모는 남편이랑 너무 닮았다며, 두상도 남편이란다. 그 말을 듣고 배시시 웃는 남편이 귀엽네. 우유, 파프리카, 콩나물을 사면서 과자 몇개랑 구구콘 한 개를 사 왔다. 배보다 배꼽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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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연습 4일 차.

너무 배가 고플 땐 힘들 것 같아서 맘마를 약간 먹이고 연습을 했다. 숟가락을 입 가까이 가져가면 손을 뻗어서 괜히 긴장 상태인 나. 삼키는 법을 몰라서 먹는 것보다는 흘리는 게 더 많지만, 숟가락 놀이는 너와 나에게 의미있을 거라 생각해. 지금껏 본 적 없는 대왕 똥파티를 벌이고 깊은 잠에 빠지나 했더니.. 아직까지 말똥말똥ing. 아빠랑 둘이 놀고 있는 중. 너는 아니. 에너지 소진을 위한 놀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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