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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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목요일,
남편이 그날따라 유난히 피곤하거나 힘들 때 마사지 로봇으로 변신하고 있다. 발가락 마디 사이사이에 손가락을 끼우고 발목을 부드럽게 돌려주고 탈탈 털어준다. 그다음 손가락을 뽑아내서(이때 고통이 5000%) 주먹으로 발바닥을 콩콩 두드려준다. 아킬레스건을 만져주거나 발을 꼭꼭 눌러주면 시원하다는 말을 30번은 하는 것 같다. 잠이 솔솔 올 것 같다며 좋아하지만, 공포의 손가락 체험을 굉장히 무서워하는 남편. 그 반응이 재미있어서 애간장을 녹인다고 해야 하나. 내가 너무 짓궂었다면 반대로 복수하는 우리의 시트콤 같은 일상들. 나의 고통도 5000%
요가 108일 차.
무시무시한 목요일 요가 수업 가는 날. 강도가 세고 힘들어서 그런지 목요일엔 사람들이 많이 빠진다. 10명 남짓 홀랑홀랑한 요가학원에서 쉴 새 없이 움직이느라 바쁜 수강생들. 사람이 적으면 내가 더 관심을 받을 수 있으니 다소 부담스러워진다. 몸풀기부터 힘들면 본격적인 동작은 얼마나 힘들단 말인가.... 하. 요행을 바라면 안 되지만 쉽지 않은 운동의 세계. 30분도 안 됐는데 숨소리가 거칠고 땀을 한 바가지나 쏟았다. 예전엔 몰랐던 정적이고 지루해 보였던 요가의 세계는 내가 생각했던 요가 이미지를 단 번에 깨버렸다. 여전히 맨 앞자리에서 안타까울 정도로 낑낑대고 있지만, 끝나면 힘듦을 다 내려두고 쿨하게 집으로 간다. 오늘도 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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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적게 내렸다.
빨래를 널 때쯤 해가 뽕실뽕실 튀어나왔다. 바싹 마르는 빨래를 보면 기분이 좋아지면, 나는 진정한 주부인가. 그러나 그 주부는 본인 밥을 챙겨 먹기 귀찮아 달걀을 삶고 자두를 몇 개 집어 들었다. 저녁까지 하기 싫은 불량주부이지만, 오늘은 비빔밥을 해야 하니까, 밥부터 안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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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 터지는 인터넷을 붙잡고 일을 했다.
일이라기보다는 내가 해야 할 수백 가지 중에 하나를... 그 와중에 잠은 왜 이리 쏟아지는지. 잠깐 졸고 일어나서 다시 이것저것 알아보기 시작했다. 뭔가를 하나 만드는데 모두 다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라 속도도 안 나고 시간이 엄청 걸린다. 갑자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아 은근슬쩍 긴장이 되고 있다. 이제 잠도 줄여야 할 것 같은데.... 낮에도 졸리고, 밤에도 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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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퇴근이 늦은 남편.
밥은 일찌감치 해놓고 참치마요 비빔밥을 만들었다. 애호박, 양파, 느타리버섯, 당근을 달달달 볶았다. 채소들 한가득 올리고 참치랑 후라이 올리고 위에 후추 뿌리면 완성!!!! 더 맛있는 게 먹고 싶지만 이게 최선이다. 메뉴가 어떻든 함께 먹는 저녁밥은 꿀맛꿀맛꿀꿀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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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공꿈나무 유노윤효.
개미 눈만 한 피를 보고 아프다고 찡찡. 자로 재고 자르고 바쁜 사람은 아까부터 내게 뒷모습만 보이고 있다. 등짝마저 열정이 느껴지는 분위기. 저러다 몸살날텐데.... 나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 유노윤효는 언제 끝내려나. 아직 씻지도 않고 운동도 안 했는데. 아이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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