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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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일요일,
늦게 잔 것 치고는 일찍 일어났다.
10시 반에 우리는 모두 거실로 출동. 첫 시작은 맘마먹이기. 소고기완두콩미음을 데워와 아기 앞에 앉았다. 요즘은 혀를 낼름거릴 줄 아는 나무. 혀가 숟가락 마중을 나오는 거 보면 참말로 귀엽다. 이유식 100ml을 다 먹을 줄 몰랐네, 우와. 분유 170ml까지 먹고 40ml을 더 타 왔더니 그것까지 다 비운다. 총 310ml이나 먹었다고? 나무야 배가 너무 고팠던 거야? 이게 다 배에 들어가? 먹는 동시에 똥파티를 벌여서, 밑빠진 독에 물 붓는 느낌이 드는 건 왜일까. 예상보다 양도 적고 적게 눠서 괜히 신경이 쓰였지만, 다음에는 활발한 배변활동 희망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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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중 하루는 청소를 하는 우리.
바닥을 쓸고 닦고 부지런히 돌아가는 세탁기와 건조기.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각자 할일을 했다. 창틀도 닦고 거울도 닦고, 남편은 바닥을 닦고. 그 다음은 대낮 삼겹살파티를 열었다. 팽이버섯과 새송이버섯, 마늘도 열심히 굽는 남편. 부지런히 준비한 그에게 무알콜맥주 하나를 건넨다. 대왕 똥파티를 벌이고 운명적인 타이밍으로 잠든 나무 덕분에 편하게 먹는 점심밥. 캬, 맛있다 맛있어. 슬기로운 의사생활2도 마음 편하게 보나 했는데 정확히 30분 뒤에 아기가 깼다. 그래, 밥을 먹게 해 준게 어디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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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설거지를 하기 전에 아이스커피를 내려준다.
여유롭게 마시진 못 했지만 그래도 목넘김이 좋구만. 끊임없이 집안일이 이어지는 동안 남편은 베란다에서 톱질을 하고 목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산책을 나간 우리 세 사람. 동네에 있는 능소화를 보러 가자! 능소화 이름을 알게된 것도 대구에 와서였고 여기 동네주택이었는데 올해는 꽃이 없다. 으아아. 꽃이랑 같이 사진찍고 싶었는데 아쉽네. 대신에 초록덩굴, 담벼락을 배경삼아 추억을 쌓는다. 헤헤. 아직 빼야할 살이 많아서 자신감이 똑 떨어진 몸이지만, 우리 아기가 제일 어린 날에 함께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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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시키고 씻고 와서 저녁을 먹는다.
미역국과 동그랑땡, 밑반찬 냠냠냠. 왜 세탁기는 아직 돌아가고, 빨래는 왜 이렇게 많은지. 그래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1화를 다 봤다. 나무가 혼자 스르륵 잠든 사이에 울고 웃는 나. 일기만 쓰면 오늘 할 거 다 했다고 좋아할랬는데 제일 중요한 게 빠졌다. 이유식 만들기!!! 오메. 또 만드는 날이야? 서둘러야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