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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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일요일,
자려고 누웠을 때 동이 텄다.
모기장 텐트에 들어가서 모기로부터 몸을 보호했고, 술에 취해 피로에 취해 온 집중력을 다해 잠을 자고 일어났다. 9시 반에 눈이 떠진다. 체력이 좋아진 건지 술 때문에 깊이 못 자는 건지 모르겠지만 상태는 괜찮았다. 얼굴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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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없는 집을 접수했다.
냉장고를 열어서 자두랑 사과를 꺼내 먹고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누워서 딩굴딩굴. 엄마가 새로 만든 깍두기 한 그릇을 퍼 담고, 감자 여섯 알, 양파 세 개를 훔쳐왔다. 딸이 친정에 왔다. 나는야 통영 서리왕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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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생긴 약속! 카페에서 친구를 보기로 했다.
고등학교 동창인데 사회에서 만나, 친해진 사이라 신기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소곱창을 좋아하는 공통 관심사에 친해질 수 있었고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편안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친구에게서 매력을 느꼈다. 오늘은 남편이랑 셋이서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됐는데 이 두 사람도 알고 보면 초면이 아닌 구면 사이. 세상은 좁고 놀랄 일, 신기한 일들 투성이다. 내가 늘 외치는 ‘운명적인 타이밍’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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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로 돌아가는 길.
식곤증으로 잠은 쏟아지고, 하이톤으로 남편을 귀찮게 하다가 갑자기 잠들었다. 실은 배고픔 때문에 조금 예민해진 남편. 조용하게 고요함을 느끼면서 집으로 가고 싶다길래 그때부터 내려놓고 아주 편하게 잠을 잔 것 같다. 디톡스 때 까칠왕 모습을 봤기에 깨갱깨갱 자리를 피해 주는 눈치 있는 이숭이. 그런 우리에게 보상은 삼계탕 한 그릇이었다. 배부르게 먹고 호랑이 기운이 펄펄 솟아난다며 허세 허세 부리는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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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집.
역시 집이 최고다. 이 편한 곳을 놔두고 우리는 여기저기 잘 다니고 있다. 각자 짐을 후다닥 정리하고 후다닥 씻고 편한 자세로 집주인 행세를 내기 시작한다. 영어공부를 하고 일기를 쓰며 주말을 마무리하는 일요일 밤. 남편은 목공 영상, 기계 영상을 보면서 여독을 풀고 있다. 2주일도 채 남지 않은 기간, 정신없이 바빠질 내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일단 go, 그냥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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