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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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금요일,
3시간 낮잠과 잠깐의 저녁잠이 미친 영향은 나무가 자러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는 것. 아무리 재워도 잘 생각이 없어보이더니 12시 반에 맘마 230ml이나 먹었는데도 말똥말똥.. 아빠랑 엄마는 녹초가 된 거 안 보이니.. 한 명은 냉방병 때문에 편두통에 시달리고 한 명은 그저 피곤한 상태. 결국 나무는 1시 10분에 잠들었다. 아유. 우리 내일은 낮잠을 적게 자기로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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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에 맘마를 먹고 6시간 만에 맘마를 먹였다. 이 정도의 공복엔 이유식을 먹일 자신이 없어서 분유를 넉넉히 탄다. 동요를 크게 틀어놓고 장난감으로 놀아주고 책을 꺼내서 읽어주고 동요를 불러준다. 이 시기엔 당연히 아기랑 문화센터에 다닐 줄 알았는데, 이렇게 집콕을 하다니. 그렇다고 부지런한 엄마가 아니라서 촉감놀이를 해 줄, 여러놀이를 해줄 열정이 부족하구만. 대신 눈을 자주 마주치고 안아주고 표현하는 엄마가 될 테야. 나의 작은 손짓 발짓하나에도 방긋방긋 웃는 아기를 보면서 또 다짐을 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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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자유시간.
아기는 1시간 반 가까이 낮잠을 자고, 그때 나는 어제 일기를 끄적였다. 비 소식이 있는 금토일인데 당장은 햇볕이 좋아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넌다. 좋아하는 천 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기록하는 이 시간이 오늘도 너무 너무 소중라네. 우리 아기 일어났으니까 맘마 먹자! 두근두근 이유식. 어제 만든 신상 소고기애호박적채죽을 데웠다. 치즈 반 장에 천군만마를 얻은 듯 전혀 두렵지 않네. 다만, 죽 색깔이 좀 맛없어 보일 뿐.. 아무튼 오늘도 치즈 덕분에 잘 먹였다. 분유 110ml에 죽 150ml이면 되게 잘 먹은 거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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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등장에 나무가 활짝 웃는다.
그런 나무를 보며 아빠도 활짝. 금토일, 그리고 월요일까지 셋이서 같이 보낼 생각에 나는 너무 신났는데, 남편은 어떨지 모르겠네.. 그가 치즈 가득한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있을 때 나는 또 맘마를 먹인다. 닭고기양송이단호박죽. 아까 먹이고 남은 치즈 반 장이 있으니 난 괜찮아! 깨끗이 잘 비워주니까 나 너무 기쁘잖아. 엄마도 김치볶음밥 깨끗이 잘 비울게!! 우리의 소소한 즐거움, ‘슬기로운 의사생활’ 5화 보기. 비록 반 밖에 못 봤지만 그래도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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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이유식책을 펼쳤다.
나 대신에 소고기육수를 만들어준단다. 어제 사 놓은 소고기 사태 300g, 기름을 제거하고 무랑 양파랑 같이 한 시간동안 푸욱 끓였다. 차가운 바람에 식혀서 냉장고에 넣으면 끝. 내일이면 다시 냉동실이 든든해지겠다. 설거지에, 육수에 열탕소독에 아기 목욕에, 방금 쓰레기 버리기까지 매일 매일 정말 고마워요. 우리 아기는 오늘도 1시를 넘겼고.. 안아줄 테니까 코 하러 가자 귀염둥아. 내일 또 놀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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