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벌님이 방문하셨네 -
앞마당의 작은 정원에 이름모르는 작은 야생꽃이 반갑게 봄을 선물하는 주말, 손님을 맞이하는 꽃들이 활짝 웃는다. 한마리벌이 이집저집 방문하며 노크를 한다.
벌은 오래전엔 반갑지 않은 손님이었다.
밴쿠버에 와서 처음 들어간 오래된 목조아파트는 미니골프장이 바로 앞인데 그래서 그런지 베란다에 가끔 벌들이 다녀간다.
어느날엔가 화창한 날 당시 비좁은 아파트에서 잠시 바람을 쏘이려고 베란다로 나가 두 손을 난간에 대려는 순간 아차 벌이 있었다. 벌에게는 갑자기 공격하는 거대한 손을 자신의 침으로 목숨을 걸고 공격하는 상황이 된다. 벌에 갑자기 쏘이면 큰 충격을 받는다. 다행히 40대초반이어서 젊은탓(?)에 응급실행까지는 아니었지만 지금도 기억하는 사건이다.
그래서 한동안은 벌을 피해다녔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벌은 점점 더 보이지도 관심도 없어진다.
환경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져가는 오늘, 벌이 생태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우고,점점 벌이 사라져가는 심각성에 대한 소식을 듣는다. 마누카라는 뉴질랜드산 꿀이 거의 약수준이라서 암환자들도 많이 복용하고 선물로도 한국에 갈때 들고가기도한다.
그런데 벌 한마리가 우리집을 방문한다.
이제는 반가운 손님이다. 조심스레 사진을 찍고 이꽃저꽃을 활개치는 모습이 이제는 기쁜시간이 된다. 어제는 참 흔했는데 오늘은 귀한게 벌뿐이랴 !
오늘은 귀하고 내일은 사라질거고 그래서 어제 흔해서 오히려 과거가 아름답고 살만했어라는 감상이 점점 더 많아지는 오늘, 소망이라는 마법의 지팡이를 꺼내 행복을 찾으려하는 이 봄에 벌 한마리가 작은 기쁨을 선사하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