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가는 세상을 보며
한국에서 3년째 보낸다.
나도 이제서야 엄마와 함께 보내며 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함을 적응한다.
작은 아파트에 식구가 아닌 사람이 들어오는것을 반대하던 엄마가 드디어 요양보호사와 함께 보내시는게 적응이 되셨다. 치매5등급인 엄마에게는 하루 3시간 요양보호사를 보낼수 있댄다.
아침 9시에서 12시까지 3시간을 요양보호사가 오시면 나는 일부러 밖에 나간다.
처제의 아들이 생각난다. 직장과의 거리때문에 할아버지집으로 갔는데 그만두고 나니 문제가 생겼댄다. 그만둔다는 얘기를 못한거다. 나름 대기업인데 걱정할 두분을 생각해서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계속 다니는 척한거다. 착하고 배려가 많으면 정직함을 때로 잃어버린다. 그리고 그 댓가를 호되게 치른다. 그래서 이 젊은이는 아침에 출근하는척하고 집을 나서고 저녁에 퇴근하는 척 들어왔댄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 척하느라고 / 시간을 보내느라고 ... 갑자기 직장에서 내몰렸지만 가족에게 알리지 못하고 출근하는 척 해야했다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생각난다. 실업급여가 6개월이 나온다는데 최소한 몇개월의 자유를 누릴 수 있었는데 정직하게 얘기하지 못함에 따른 댓가로 자유롭되 그 자유를 누리지 못하다니 ... 처제는 얘기한다. 얘기했으면 두분의 잔소리때문에 더 힘들었을것이라고... 세상은 바뀌는데 과거의 사람들이 하는 충고는 독이 될뿐임을 나이든 사람은 모른다. 지켜보는게 가장 힘들어도 말없이 지켜보는것을 선택해야 젊은이가 살아난다.
9시가 되기전 집에서 나와 일산호수공원 근처로 간다.
국제꽃박람회가 끝나 철거가 진행중인 호수공원을 거닌다.
좋은날씨에 다양한 사람들이 공원을 즐긴다.
유치원인지 유아원인지 30여명정도의 꼬맹이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호수공원에 왔다.
그 보다 몇배가 많은 고등학생들이 졸업앨범을 찍는지 사진사들과 함께 이곳 저곳을 누빈다.
어린이들이 고등학생들이 보이는 공원은 생동감이 흐른다.
그리고 그 사이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를 포함한 노인네들이 공원을 덮고 있다.
노인은 넘치는데 젊은이들은 어린이들은 역피라미드가 된 한국을 호수공원에서 본다.
우리 세대가 다 흙으로 돌아가야 한국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땅이 될까 !
하고 싶은 일이 있어 전단지와 명함을 만드는데 비용이 너무 싸다.
종이값과 인쇄비에 사람인건비가 작게 녹아들어간다. 사람이 수고값이 너무 싸다.
내 나이 60인데 100살까지 요즘은 산다는데 그렇게 되면 40년을 더 살아야한다.
내 자녀들이 세금을 내 국가가 나를 먹여살리는게 지금의 현대국가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오래 사는게 죄인인 세상으로 바뀐다.
몇살까지 살아야 적정할까 !
연애도 해 보았고 결혼도 해 보았고 얘들도 키워 보았고
일도 해보았고 지금 엄마도 잠시나마 돌보고 있으니 살면서 할일은 다 한듯하다.
여기서 아직도 해야할 일이 있다고 더 살아야한다면 욕심인듯하다.
그래도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욕심을 부리는 나를 보면서
때론 욕심이 욕망이 사람을 살아가게하는 힘이 되는것임을 이해하기도 한다.
변해가는 세상에서 훼방거리는 되지 말아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