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광고를 아날로그식으로 해보다.
메타버스 기반 가상교회 플랫폼을 구상중이어서 이에 따른 자원봉사자들을 구해야한다.
그래서 전단지와 명함을 만들고 QR code 를 넣어 한국의 실리콘벨리에 해당하는 판교에 가
회사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줄려는 계획을 가졌다. 일산에서 대중교통으로 당일에 왔다갔다 하기에는 제대로 나누어 줄 수있는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야심차게 호텔도 예약하여 하루밤을 자면서 시도를 해보기에 결심 하나로 핸드폰은 오직 네이버지도만 사용하고 티브이도 유튜브도 판교에 있는 시간만은 자제하고 전단지와 명함을 나누는데만 집중하기로 마음먹는다.
전단지를 나누어주는 일은 쉽지 않다.
요즘은 안 받는게 당연하고 피하는게 상수이고 받는이들은 나이가 많은 이가 나누어주니 할 수 없이 받아주는 모양새다. 내 젊은 시절은 흔한일이기도 하고 나누어준 경험도 많이 있지만 2025년에 전단지로 IT 봉사자를 찾는다고 나누어주니 나 스스로도 생뚱맞기도 하다. 하지만 Facebook, Thread , Link din 을 통하여 제대로 된 연결점을 찾으려하니 60 이고 문과출신인 내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 그마나 제일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전단지라는 생각이 들어 시도해본다.
일산에서 판교에 가니 노인의 도시에서 젊은이의 도시로 가는 기분이다. 끝없이 펼쳐진 빌딩숲이 다 온라인기반회사라니 왜 일산이 밀려나고 분당이 뜨는지 확연히 알게 된다. 1박 2일동안 카페와 빌딩숲사이의 온갖 종류의 담배를 피는 이들사이에 들어가 명함을 뿌려대고 전단지를 나누어준다. 의욕에 비해 몸이 따라주지 않아 내 허약함을 다시 한번 확인한 1박 2일이었지만 그래도 하여보니 요령이 생기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접근하여 명함을 나누어주고 전단지를 보게하나를 알게 된다. 다음에 할 때는 조금 더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수요일은 햇빛이 강한 아침부터 선글라스가 필요한 날이었다. 새벽같이 일산에서 나와 호텔에 도착하여 가방을 보관시키고 호텔에서 현대백화점까지 편도 4 킬로를 걸어 전단지와 명함을 뿌리기로 한다. 하지만 9시부터 의욕적으로 시작한 뿌리기는 3시간가량이 지나면서 완전히 지쳐버렸다. 점심시간이 지날무렵에 북적대는 거리사이에서 한 젊은이가 복싱체육관전단지를 너무 열심히 나누어주고 있기에 감탄하여 몇분간 지켜보다가 운영자라고 물어보니 알바생이라고 한다. 도대체 얼마를 받기에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물어보니 받는 돈이 생각보다 작아 깜짝 놀랐다. 이렇게 열심히 안하면 살아가기 힘들어요라는 말속에 안타까움이 밀려온다. 게다가 전단지를 사람들 틈사이에서 뿌리는 일이 쉽지 않은일인데 그 값이 너무 싸 아 ! 아직도 사람값이 이렇게 싸다는게 새삼 이 고급인력의 도시에서 확인해본다. 그리고 나서 내가 아는 교회의 교인들이 휴지를 나누어주길래 물어보니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이다. 그 목사가 토론토에서 함께 보낸 이라 반가운 마음에 교회에 갔더니 마침 있어 맛있는 참외를 대접받으면서 20년만에 얼굴을 본다. 그리고 선물로 당뇨에도 좋은 홍삼액을 여러개준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을 먹고 수영을 하고 홍삼액을 2봉지나 먹으면서 잠을 청했다. 하지만 자다가 조금 후에 몸이 더워지면서 깬다. 평소에도 홍삼이 잘 맞는편인데 받은 홍삼액이 좋았나보다. 몸이 더워져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다. 결국은 제대로 못자고 목요일 선선하고 좋은날 사람만나기에도 전단지뿌리기에도 좋은 날씨인데 전단지 돌리다가 치질이 성을 부려 화장실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판교현대백화점에서 화장실에 그리고 맛있는 Five Guys 에서 프렌치 프라이를 먹고 다시 화장실로 가는 시간을 보낸후에 생각보다 이르게 일산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오후 3시에 쓰러져 일어나니 새벽 2시이다. 아! 체력이 원래 안돼지만 이제는 그 시절의 반도 감당이 안되는 몸을 확인한 1박 2일이다.
그럼에도 고맙다.
하루동안 인터넷과 유튜브와 거리를 두고 아나로그식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어서
젊은이들이 열심히 사는 현장에서 전단지를 뿌리는 경험을 보내게 되어서
판교의 다양한 얼굴들을 몸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가져서
열심히 걸어다니느라고 다른 쓸데없는 생각들을 뿌리치고 다녀보아서
오랜만에 과거의 사람과 만나 살아 온 얘기를 나누게 되어서
몸은 약해졌지만 마음은 새로워진 1박 2일의 훌룡한 Detox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