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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일때 유혹앞에서

훌쩍 지나간 한달살이

by 김병태

누구든 경험이 쌓이면 아쉬움이 남는다.

해보기전에는 머리속에만 맴돌던것들이 정리되어지고 가감되어지고 가치있는것들만 남는다.


하고싶은일이 있어 판교에 자주가야해서 일산과 판교의 중간인 서울대입구역부근에 한달간 방을 얻어 살다가 오늘 정리하는중이다.


치매인 엄마하고 주로 지내다가 일산,서울대입구역,판교를 들락날락하니 노인의 도시 일산에 있다가 젊은이들의 도시에 가니 생동감이 생기기도하고 기분도 Up 된다.


판교에 다니느라 다양한시간대에 가보았다. 출근시간에, 점심시간에,퇴근시간에 가서 사람들의 표정을 본다. 출근시간의 비장한얼굴들, 점심시간의 웃음기띤 얼굴들, 퇴근시간의 행복한표정들을 보며 삶의 묶임과 메임, 적응과 벗어남의 표정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혼자서 보내는 시간이니 조금만 방심하면 흐트러지기가 쉽다. 나는 편의점의 1 + 1 의 유혹에 약하다. 그래서 유혹이 오면 쉽게 넘어진다. 한달살이의 최대의 유혹은 달디 단 빵이다. 악마의 음식이라 불리우는 도넛가게를 지나간다. 크리스피 크림 도너츠이다.

어느날 숙소로 가는길에 도넛이 저녁이 되면 30% 할인을 한댄다. 조건은 12개짜리를 사야한다. 당뇨인 나에겐 독인데 하면서 사게된다. 빵이 비싼 한국에서 하나에 천원꼴이다. 그리고 먹은 크리스피 크리미는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 이걸 못먹고 사는 인생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젊을때도 유혹에 쉽게 넘어갔는데

나이가 들어가는 지금도 쉽게 넘어진다.

유혹에 왜 넘어갈까 !

나도 유혹에 넘어가며 살아있음을 느끼기때문인듯하다. 그래서 연약한 사람이다.


그런 내가 나는 좋다.

그리고 유혹에 넘어진댓가의 청구서는 언제나 그렇듯 언젠가 받겠지만 당연히 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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