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앉아 져가는 하루를 보며
한국은 Starbucks 의 나라다.
서울대입구역에서 한달을 보내며 처음에는 숙소로 가는 방향의 스타벅스에 간다. 비교적 규모가 작으나 대부분의 자리가 노트북을 놓을수 있는 탁자가 있기도하고 그 모든 자리들이 꽉차서 역시 대학가이군하고 자리를 찾으며 감탄한다.
며칠이 지나 사거리를 다 돌아다녀보니 사거리중에 한군데만 빼고 삼거리에 다 Starbucks 가 있음을 알게된다. 그중의 하나는 무려 3개층이어서 그래도 3층으로 올라가면 비교적 여유롭게 자리를 찾을 수 있다.
그러던 날에 저녁을 먹고 처음에 간 작은 Starbucks 를 밖에서 보니 안에서는 찾기 어려운 연인들이 앉아 노닥거릴수 있는 창가의 숨겨진 명소를 발견한다. 자리도 노트북을 둘 수 있는 탁자가 아니라 늘 비어있는 자리가 있다 ( 6개의 의자가 3개의 탁자와 함께 있어 3팀이 앉는다 ) 당장에 뛰어 올라가 자리에 앉는다.
서울대입구역사거리가 다 보인다.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차들을 보며 사가리를 건너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멀리 지켜본다.
엄마가 생각난다.
엄마도 7층의 아파트베란다에서 멀리서 다리를 건너가는 차들을 보며, 동네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보며 앉아 있다.
그 엄마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기도하다.
치매의 특징중의 하나인 무표정한 얼굴로 베란다에 앉아 밖을 내다보는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너무나 오랫동안 혼자만 내버려두었구나라는 자책이 흘러온다. 다시 마음을 잡는다. 엄마가 나를 가족을 알아볼때까지는 가급적 함께 시간을 보내리라고 ...
서울대입구역 사거리는 져가는 모습이 아름다워보인다. 져가는 동네는 어디든 아름답다. 석양을 향해 달리는 기찻길만큼이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