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국이민 실패기
2005년 태풍카트리나가 재즈의 도시 New Orleans 를 강타하여 미국역사상 가장 큰 재해가 될 무렵 나는 그 비를 맞으며 미국 아틀란타에서의 반년동안의 정착기를 실패로 안고 캐나다로 돌아오고 있었다. 당뇨가 발견되고 약의 휴유증으로 힘든 시기를 지나면서 미국으로 가는 결심을 한다. 당시는 조지아주 아틀란타가 한창 인구가 팽창하고 있는 시기였다. 물가도 싸고 집값도 저렴해 동부와 서부의 비싼 물가와 집값으로 인하여 어려워하던 이들이 몰려오는 시기였다. 한인인구도 엄청난 팽창새를 보이고 있고 이름을 거론하기에도 창피한 군인출신 대통령들의 비자금이 들어갔다고 소문난 ( 사실관계는 난 모른다 소문만 무성하다 ) H Mart 와 아씨마트가 대형매장을 서로 경쟁적으로 세울정도였다. 게다가 대한항공마저 직항으로 미국의 동남부시장을 노리는 정도였으니 동네들이 커지는것을 쉽게 볼 수 있을정도였다.
캐나다의 작은 도시에서 살다가 간 큰 도시여서 재미있는 시간을 희망적으로 보내는 초기정착기를 지나 인간관계에 미숙하게 대처해 갈등이 생기고, 비자문제가 생기고, 아이들 학교문제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고 게다가 당시의 미국의 의료보험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싼수준이었다. 당뇨가 시작된때라 의료보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5인가족인 우리집은 일년에 거의 2만 5천불을 내야하는 수준이었다. 20년전얘기이다. 의료가 기본적으로 무료인 나라에서 살다가 병원시스템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니 여기서 살아야하나라는 질문속에 잠겼다.
아마 한국에서 왔으면 버텼을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랬다. 비자를 받고 영주권을 갖기 위하여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진행한 수많은 이들의 전설담이 넘치는 땅이 미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캐나다의 신분을 확보한 내게 그다지 매력적으로 그 길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몸이 안좋을때 너무 섵부른 결정을 내렸나 잘못 판단했나라는 생각이 더 컸던듯하다. 그래서 9월 학기가 시작하기전에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서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하고 가족들을 태우고 운전하여 돌아가는 여정을 하게 된다. 카트리나가 북상하며 비를 쏟아내기에 그 비를 맞아가며 아틀란타에서 캐나다까지 폭우속을 헤쳐가며 돌아온다. 지금도 여러 친구들이 생각난다. 끝까지 비자를 해결하지 못하고 결국은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던 이, 평생 사무직과 상담만 하다가 길이 막히자 할 수 없이 닭공장에 가서 닭과 씨름하면서 영주권문제를 해결해야했던 이, 나는 배부른편에 속한편이었다. 길이 막힌다고 생각하자 단점과 장점을 비교해 캐나다로 돌아오는것을 택했으니 말이다. 나의 40대의 시작은 기대로 시작했으나 폭풍을 등에 지고 돌아오는것으로 마무리된다.
능력있고 유능한 이들에게는 여전히 미국은 기회와 꿈의 땅이다. 하지만 그것은 소수에게 허용된 특원이기도 하다. 보통의 평범한 사람들은 캐나다가 더 좋은듯하다. 사회경제적으로 사회민주주의에 가까워 의료나 공립학교같은 시스템이 무료이기도하고 여전히 기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미국과 붙어 있어 공화당과 같은 보수당이 미국식자본주의를 도입하려고 애쓰지만 언제나 투표를 해보면 37 % 의 지지율을 보인다. 오히려 비교적 진보적인 당들이 여럿있어 표가 갈라져 있어 37 % 의 지지로도 집권당이 되어 국가를 운영하기도 한다. 하지만 워낙 유럽식복지제도가 뿌리를 내리고 있어 실제로 바꾸고 싶어도 바꾸기는 쉽지 않다.
지금도 미국에 정착한 이들을 보면 그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미국행을 시도했지만 실패하고 돌아온 사람으로서 정착한 사람들을 보면서 인정하게 된다. 그러면서 받아들인다. 평범한 나로서는 벅착땅이었기에 비범한 사람들이 정착함에 대하여 인정하고 존중함을 그리고 평범한 사람으로서 그 땅에 정착하여 삶을 일군 이들에게 그 과정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기에 그 삶에 대하여 존경과 연민을 함께 보낸다.
적어도 트럼프의 미국이 등장하기전까지는 미국은 그래도 괜찮았다.
지금은 오히려 40대초반의 실패가 고맙다.
미국으로부터 위협받는 캐나다시민인게 더 나아보인다.
세상은 이렇게 변화무쌍하다.
오래 살고는 볼일이다. 참 !
희망을 품고 갔다가 힘든 시기를 보내는 이들의 마음이 아프게 다가오는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