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위의 조그마한 섬
세상은 바다로 덮여 있다.
우리가 아는 대륙은 바다의 관점으로 보면 큰 섬일듯도 하다.
대륙안에는 다양한 호수가 있다.
특히 캐나다에는 호수가 많다. 지도를 보면 다양한 호수가 보인다.
얼마나 클까 ! 지도에 나올 정도이면...
동네에도 호수가 있다.
자주가는 Mundy Park 에는 두개의 호수가 있다.
그 중에 큰 호수를 Mundy Lake 라 부른다.
차로 10분거리에 있어 평지를 산책하고 싶을때 돌고 온다.
호수를 돌다가 반환점에 다다르면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 펼쳐진다.
길이가 7,8 미터되는 가느다란 나무가 호수로 쓰러져 있고 나무앞에는
사람이 두명정도 서 있으면 꽉 찰것같은 미니섬(?)이 있다.
그리고 미니섬에는 섬에 걸맞는 여러그루의 나무들이 있다.
섬이라고 해야하나 !
나무라고 해야하나 !
아마도 집안에 큰 화분에 조그마한 나무들이 여러개있는 정도이다.
그 미니섬을 보며 생각한다.
섬크기에 맞게 나무들이 적당하게 있구나.
거기에 빽빽하게 나무들이 있으면 이상했겠다라는 생각이다.
빽빽하게 있으면 살아남기위해서 나무들이 얼마나 애를 써야할까도 생각한다.
사람은 어떨까 !
서울이라는 빽빽한 도시에 살아남으려 사람들이 얼마나 애를 쓸까 !
밴쿠버도 사람들이 밀려 들어와 살아남으려니 힘들다는 소리가 많이 들렸다.
최근 2년정도 이민과 유학생을 줄였더니 집값도 렌트비도 떨어지고 도시가 한결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2022년도 수준의 집값과 렌트비로 떨어지며 2026년을 맞이한다. 호황이 지나가니
일자리도 줄고 집을 산 투자자들은 손해를 보고... 몇년전과는 다른 아우성들이 들린다.
이래도 아우성 저래도 아우성인데 그래도 지금의 아우성은 도시가 여유가 생기니 괜찮긴 하다.
살만한 나라 살만한 땅은 참 적다.
치안도 유지되고 자녀들 학교도 잘 되어 있고 병원과 약국이 잘 발달되어 있고
평소에 쓰레기도 잘 치워주고 복지시스템이 잘 유지되는 사회는
참 적다. Mundy Lake 의 미니섬에 미니나무들처럼 균형을 이루고 사는 땅은 참 적다.
나는 그 중의 한 나라 한 도시에 사는 행운아이다. 행운아인줄 모르고 살았는데
치매엄마를 돌보느라 한국에 간 3년동안 가장 행복한 나라 행복한 도시에 사는 한국인들이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며 사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나도 거기에 적응해서 불행지수가 올라갔다.
겨울을 밴쿠버에서 보내면서 다시 행복지수를 올리는 중이다.
뉴스를 덜 듣고
생활을 단순하게 바꾸고
올해 성탄을 앞둔 대림절은 어떤 뜻깊은 만남이 이루어질까를 기대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는 지금
늦게 일어나
아침을 간단한 빵과 햄, 쥬스와 커피를 마시고
점심을 약하게 소고기와 야채를 볶아 먹고
저녁을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으며
틈틈히 청소하며 정리하며 영화를 보며 하루를 보낸 오늘은 단순하고
심심하지만 행복한 날이다.
심심함을 잘 버티면 행복하다.
그 심심함을 이겨내지 못하면 혼잡속으로 들어가야한다.
그럼 행복은 저 멀리 날아가고 번잡속에서 행복의 파랑새를 찾는 삶을 살아내야한다.
번잡함은 빽빽한 삶속에서 살아남는 일이다.
잊지 말자.
호수위의 미니섬에 미니나무들처럼 살아야 행복하다.
미니섬에 큰 나무를 심으려하면 나도 죽고 남도 죽고 다 죽는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죽어간다.
적절함을 유지해야 우리는 산다.
그 적절함을 깨닫고 만족하는 삶을 살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
아마도 눈을 영원히 감을 그날까지 우리는 못찾을지도 ...
호수위에 두마리새가 거리를 두고 나무위에 앉는다. 거리를 두고 사회와 삶과 사람을 바라보면
행복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