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원준 May 01. 2019

관심을 자원으로 바라보기

나는 관심을 내고 인스타그램을 쓴다.

보통 ‘자원’ 이라고 한다면 인적 자원, 혹은 물적 자원 등을 떠올린다. 기업의 입장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돈이 된다는 사실은 미디어 비즈니스가 생기던 시절부터 있었던 것이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주로 '자원' 이라고 하면 시간이나 돈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얼마 전부터 관심도 일종의 자원으로 취급하려고 노력 중이다. 아주 희소하며, 남들에게 주거나 받았을 때 기분이 굉장히 좋은 것을 보면, 일반적으로 자원이 가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은 분명하다. 시간은 짧더라도 깊은 관심을 줄 수 있으며, 관심을 주지 않더라도 시간을 오래 쓸 수도 있다. 그러니까 나한테는 크게보면 시간, 돈, 관심이라는 3가지 자원이 있는 셈이다. 그리고 굳이 '시간은 금이라구 친구!' 라는 고블린의 대사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시간, 돈, 관심 3가지가 거의 동등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옛다, 관심" 은 정말 후한 베품인 것이다.


위 3가지를 동시에 모두 쓰는 어떤 일이라면, 분명 나한테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어야만 할 것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은 내가 가진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져오려고 끊임 없이 노력한다. 사람들의 관심은 곧 매출이니까. 그래서 똑같이 개인의 입장에서도 관심을 돈과 같은 자원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면, 사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은 절대 공짜가 아닌 서비스인 것이다. 나는 관심을 내고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이용한다.


그래서 최근엔, 관심을 분명하게 자원으로 규정하고 조심스럽게 관리를 해보려 노력한다. 함부로 어떤 것들에게 빼앗기지 않으며, 진심으로 관심을 주고 싶은 시간들, 사람들에게 주는 일을 연습하는 것이다. 내가 돈을 쓰는 것만큼 관심을 소중하게 쓴다면, 진정으로 나를 더 기쁘게 해주는 일들에 나를 포함시킬 수 있게 될테니까. 5년동안 기획자, 프로덕트 매니저로써 일하며 배운 것 중 하나는, 우선순위 설정의 중요함이다. 그것도 무자비한 우선순위를 설정해 두어야 그나마 뭔가를 조금이라도 성취할 수 있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 우선 나에게 관심을 받으려 노력하는 가장 큰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봤다. 역시 첫 번째는 스마트폰. 그래서 알람을 모두 차단해 보았다. 배터리 잔량 표시 기능까지도도 최대한 꺼 놓고, 필요할 때만 열어서 보는 습관을 기르려 했다. 눈에 보이는 것만 사라져도 많은 부분이 해소 된다. 여기까지만 해도, 스크린 타임도 꽤 줄었고, 심적으로 나의 현재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 많이 늘었다.


두 번째로는 '밥 먹을땐 밥만 먹기' 를 해보려 한다. 음식을 좋아하는 만큼, 좋아하는 음식들에 충분한 관심을 지불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입 안에 들어온 음식을 꼭꼭 씹으며 어떤 향이, 맛이, 느낌이 나는 지 생각해보며 먹어볼 예정이다. 그럼 하루에 적어도 3번, 30분 이상은 자동적으로 현재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차근차근 소중한 관심을 빼앗기지 않는 연습을 하다 보면, 진짜로 소중한 것들에 충분한 관심을 지불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러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는 단수가 아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