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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준 Jun 30. 2015

디지털 플랫폼 런칭 전 반드시 답해야 할 5가지 질문

'플랫폼' 이라는 마법 같은 단어에 취하지 않기 위하여.

현재  카닥(cardoc)의 Product  team에서 일하고 있는 지원준입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4월호를 읽던 중, 공유하고 같이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은 글이 있어 제 생각을 더해 번역, 요약해 보았습니다. :) 


바야흐로 플랫폼의 시대로 칭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여기 저기서 '플랫폼'을 지향하는 서비스들이 런칭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굴러가기만 한다면 플랫폼 제공자는 막대한 이득과 확장 가능성이 보장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그만큼 성공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모바일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많은 분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이른바 O2O 플랫폼을 만들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손에 잡히지 않는 온라인의 문제와 손에 잡히는 오프라인의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O2O 플랫폼은 순수한 디지털 플랫폼보다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에 훨씬 더 많은 공이 들 수 도 있습니다.


플랫폼이라는 마법 같은 단어에 혹해 무턱대고 시작한 후, 콘텐츠가 없으니 유저가 모이지 않고, 유저가 없으니 콘텐츠가 없는 악순환에 빠져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도 모른 채 추락하는 수 많은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소개해드릴 원 글의 저자, 하버드대 교수로 재직 중인 Benjamin Edelman 은 그의 글 "How to launch your digital  platform"에서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기 전 반드시 답해야 할 5가지 질문이 있다고 합니다. 핵심을 건드리는 그의 질문들을 제 나름대로 요약, 공유드립니다.


by Adrean Koleric

디지털 플랫폼을 출시하기 전 반드시 답해야 할 5가지 질문.


1. 큰 규모의 사용자들을 빠르게 얻을 수 있는가?

(Can I Attract a Large Group of Users at Once?)


저자는 디지털 플랫폼을 런칭 한 후, 빠른 속도로 큰 규모의 고객들을 모으는 일은 플랫폼의 네트워크 효과 촉발 임계량을 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지만, 다음 두 가지 조건 중 적어도 하나를 만족시킬 수 있을 때 플랫폼은 큰 규모의 고객을 빠르게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1) 기업이 이미 다른 플랫폼에 잠재고객이 있을 경우 

    (The company already has the users it needs on another platform.)


구글이 검색 서비스에서 이메일, 블로그 등의 서비스까지 성공적으로 확장한 것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유저 베이스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는 맨땅부터 시작하는 스타트업에게는 해당이 안 되는 사항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트위터의 유저 베이스를 활용해 붐을 일으킨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Meerkat과 같이, 플랫폼과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유저 풀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존재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하면 기존에 있는 유저 풀을 최대한 자연스럽게 끌어와 본인의 양식장 안에 가둘 수 있을 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2) 고객을 위한 정보들이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할 때 (User data is publicly available.)


저자는 미국의 부동산 플랫폼 Zillow 의 예를 듭니다.  Zillow는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정부 사이트의 정보를 활용해 정보를 얻고 가공, 수정 후  'Zestimate'이라는 부동산 예상 가격을 제시해 해당 부동산의 주인들이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진 부동산 정보를 수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조건은 공개된 정보들을 어떻게 가공해 고객들에게 유의미한 형태로 제공할 수 있는 지가 핵심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무래도 플랫폼 내의 정보를 바닥부터 긁어 모으기 보다는 기존에 존재하는 데이터들을 가공, 제공할 수 있는 편이 유리할 수 있겠지요.


2. 독립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가? (Can I Offer Stand-Alone Value?)


만약 큰 규모의 사용자를 한 번에 유입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플랫폼 제공자는 다른 플랫폼과 차별화되는 독립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안 되는 무엇인가를 말이죠. 이런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선 두 가지 전략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1) 틈새 산업군에서부터 시작하기 (Start with an industry niche.)


피터 틸의 Zero to One 에도 기술되어 있는 내용입니다. 조그마한 시장부터 시작해 가까운 범위로 점점 플랫폼의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지요. 그루폰이 지역 기반의 소규모 딜로 시작한 것은 이미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최근 미국의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샌프란시스코만을 대상으로 시작해 도시 단위로 점점 사업을 넓히고 있기도 하죠. 작은 시장부터 시작하면 독립적인 가치를 제공하기에 훨씬 용이할 것입니다.


    2) 작은 모임들을 만들거나, 활용하기 (Find or build small social groups)


독립적인 가치를 더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전략은, 특정한 목적을 가진 모임들 만들거나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으로 전문가에 버금가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 주는 앱 VSCO cam 은 앱을 활용해 전문가와 일반 사용자들이 찍은 사진 저널들을 게재하는 공간을 만들어 자연스럽게 사진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Airbnb 또한 회사 차원에서 호스트들을 위한 모임을 주최하고, 서비스 내에서도 호스트들이 서로의 호스팅 팁과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게 적극 장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임들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면 그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독립적인 가치들 또한 명확해질 것입니다.


3. 고객들에게 어떻게 신뢰를 줄 수 있는가? 

(How Will I Build Credibility with Customers?)


고객들에게 새로운 플랫폼에 뛰어들라고 외치는 것에 성공하는 일은 웬만한 신뢰 없이는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모든 플랫폼들은 자신의 고객들을 플랫폼 내에 가두어 놓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합니다. 플랫폼에서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효익은 명확하고 설득력 있어야 합니다. 저자는 그러한 신뢰를 얻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이미 신뢰가 쌓인 플레이어를 플랫폼에 영입하는 전략을 제시합니다. XBox 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헤일로를 인수해 제공한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런 방법은 큰 비용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에게 이러한 전략은 요원할 것입니다.


자금이 부족한 스타트업이 고개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신뢰는, 결국 훌륭한 제품/서비스로부터 촉발된 입소문일 것입니다. 고객들이 스스로 제품의 팬이 되어 주변인에게 신뢰를 주는 전략이 가장 이상적이지요. 최근 가장 빠르게 기업가치 1조 클럽에 가입한 팀 커뮤니케이션 툴 Slack 은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Slack 의 뛰어난 퀄리티에 반해 신뢰를 얻은 사용자들은 주변에 열렬히  Slack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지인이 사용하고, 만족하는 플랫폼은 당연히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신뢰를 얻기 쉬울 것입니다.


4. 고객들에게 어떻게 과금을 해야 하는가? (How Should I Charge Users?)


플랫폼을 만들고, 그 플랫폼 내의 플레이어들에게 어떻게 과금을 할 것인지 답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자신이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과금 방식을 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자는 두 가지 과금 모델을 예시로 사용합니다.


    1) 거래 별 과금 방식(Pay-as-you-go).


디지털 플랫폼의 대표적인 과금 모델로서, 플랫폼 내의 플레이어들 간에 의미 있는 거래가 일어나면 해당 거래에 대해서만 과금하는 방식입니다. 초기 그루폰이 할인 바우처를 제공하는 서비스일 때, 그루폰은 실제로  구매되는 바우쳐에 대해서만 상인들에게 과금을 했습니다. 이런 방식의 과금 모델은, 서로에게 의미 있는 거래가 발생했다고 확실하게 추적이 가능한 서비스 모델에서 작동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2) 사용자 보조금 (User subsidies)


저자가 제시하는 두 번째 방식은, 플랫폼의 플레이어 중  한쪽, 혹은 모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며 플랫폼의 크기를 키우고, 충분히 크기가 커진 이후에는 어느  한쪽의 플레이어에게서 과금을 받는 방식입니다. 구글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구글을 사용하는 일반 사용자들은 모두 무료로 구글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구글의 광고주들은 광고 비용에 대해 과금됩니다. 일반적으로 광고 모델의  BM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들이 2번에 속합니다. 


5. 고객들의 기존 시스템과 호환이 가능한가? 

(Can I Make My Platform Compatible with Legacy Systems?)  


기존에 쓰던 플랫폼을 버리고 모든 것이 새로운 플랫폼으로 갈아타라고 요구하는 것은 고객들에게 많은 전환 비용이 소요케 합니다. 이미 자신의 상황에 맞게 구성된 환경이나, 기존에 쌓인 데이터들은 고객들을 플랫폼 안에 가두어 놓습니다. 새롭게 런칭 되는 플랫폼은 타게팅한 고객들이 기존에 쓰는 시스템에서 자연스럽게 넘어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어여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지메일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지메일은 기존에 쓰던 메일함의 메일들을 불러오는(import) 기능을 넣어 사용자들의 전환 비용을 낮추고 있습니다. 아이폰 같은 경우엔 채팅창에 작성하던 메시지의 커서 위치까지 정확하게 백업하는 기능을 통해 새로운 기기로의 전환 비용을 대폭 낮추고 있죠.


지금까지 디지털 플랫폼을 런칭 하기 전 반드시 답해야 할 5가지 질문들을 간단하게 요약, 번역하여 공유드렸습니다. 물론 이러한 질문들에 모두 답할 수 있다고 해서 플랫폼이 무조건 성공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이러한 질문들은 최소한 '양 쪽의 플레이어를 어떻게든 모아 놓으면 뭔가  되겠지'라는 요행을 바라고 플랫폼을 만들기 시작하는 것을 막기 위함일 것입니다.



원 글은  https://hbr.org/2015/04/how-to-launch-your-digital-platform 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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