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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준 Aug 24. 2017

Medium 이 추천을 박수로 바꾼 후의 반응들

아주 흥미로운 토론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비스 중 하나, Medium 이 최근 아주 진보적인 업데이트를 했다. Medium 내에서 '좋아요' 로써 기능하고 있던 추천(Recommend) 을 박수(Clap) 로 바꾼 것이다. 미디엄의 의도는 단순 글을 좋아하느냐 아니냐만을 보여줄 수 있었던 추천에서, '얼마나' 좋아하느냐를 표현할 수 있는 지표로의 전환이라고 한다. 박수는 한 글에 유저당 50번씩 가능하며, 연속해서 클릭이 가능한 흐름이다. 카카오에서 발표했던 썹(SSUP) 이라는 서비스에서의 리액션과 비슷한 느낌이다.

나는 아주 흥미롭게 이 업데이트를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런저런 반응과 비평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온갖 디자이너들과 개발자, PM 들이 모인 미디엄에서 너무나도 다양한 관점의 분석들이 댓글로 달려 아주 흥미진진하게 구경했다. 원 글에서는 주로 박수의 긍정적인 면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댓글에서 본 박수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재미있는 분석들을 살펴보았다.


1. 의미가 모호하다.

이전 '추천' 의 개수와 의미는 아주 명확했다. "1,500명이 추천했다." 라는 문장은 의미를 해석할 필요 없이 문자 그대로 해석이 가능했다. 하지만 박수는? "1,300번의 박수를 받았다." 라는 것은 무슨 뜻인가? 1,300명이 1번씩 박수를 친 것일까? 아니면 26명이 50번씩 박수를 친 것일까? PC 버전에서는 박수의 숫자를 클릭하면 몇 명이 몇 번의 박수를 친 것인지 표시가 되긴 한다. 하지만 굳이 클릭을 더 하면서까지 볼정도로 궁금하진 않다. 아직 모바일에서는 박수를 친 사람의 수는 제공을 하지 않는 듯 싶다.

2. 박수 취소가 힘들다.

이건 곧 수정될 UX 이슈라고 보이긴 하지만, 문제는 문제다. 추천은 토글이었다. 이전엔 하트를 클릭해서 추천하거나, 다시 클릭해서 끄는 단순한 동작이었다. 하지만 박수는 PC 버전에서 박수 아이콘에 마우스를 1초 이상이나 오버하고 있거나, iOS 에서는 공유(!) 버튼을 누른 다음 박수 취소 버튼을 눌러야 한다.

3. 박수에 고민이 한 번 더 들어간다.

추천이 있을 때 사고방식은 이랬다. "글이 좋다" -> "추천을 누른다." -> "끝". 박수는 다음과 같다. "글이 좋다." -> "박수를 누른다." -> "몇 번?" -> "끝". 사용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CTA 버튼에 고민이 한 단계 더 들어간 것이다. 물론 의도 자체가 그런 것이지만, 어쨌거나 '나는 이 글을 얼마나 좋아하나?' 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 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4. 내가 무슨 스냅챗이나 쓰는 10대냐!?

가장 재미있던 반응이었다. 내가 어떤 글을 좋아하면 나는 그냥 추천을 누르고 싶은데, 마치 스냅챗을 정신없이 쓰는 10대처럼 계속 어떤 행동을 해야한다는 것 자체가 마음에 안 든다는 반응이었다. 미디엄의 주 타겟층과 유저의 성향을 보면 충분히 있을 법한 반응이어서 재미있었다.

5. 리액션에 인플레가 올 것이다.

현재 미디엄은 추천을 박수로 1:1의 비율로 전환시켰다. 하지만 박수는 남발되기 쉬운 UX 여서, 박수의 개수는 빠르게 인플레이션 현상이 올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이럴 경우 박수를 1번 치는 건 마치 거리의 악사에게 1센트를 던져주는 것과 같은 조롱의 의미로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 또한 아주 흥미로운 의견이다. :)


미디엄의 기능 하나 업데이트로도 사용자들이 아주 재미있고 다각적인 시각을 가지고 분석한다는 점이 정말 재미있다. 더 재미있는 건 창업자 Ev wiliams 도 이 토론에 참여해서 반응을 주고 받는다는 것. 어쨌거나 미디엄의 이번 시도는 충분히 재미있고,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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