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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과 7 사이

by 지원준

끝자리가 6에서 7로 바뀌었고, 여느 연도와 다르지 않게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유독 작년이 멀게 느껴진다. 친구가 그렇게 느낀다는 이야기를 했고, 나도 그제서야 깨달은 사실이다. 16년, 그리고 17년 봄까지의 일은 정말 먼 일 같이 느껴진다. 가끔 사진첩을 뒤적이다 만나는 2016년이라는 연도가 박힌 사진들은 마치 대학교 때의 사진을 뒤돌아보는 것 같이 느껴진다.

왤까. 17년에 많은 일이 있어서인가? 많은 일은 늘 있어왔다. 블랙잭에서도 16이면 카드를 더 받고 17 이상부터는 홀드를 고려한다고 한다. 그래, 뭔가 더 많아진 느낌이다. 6과 7 사이는 5와 6 사이보다 멀다.

나는 '사이' 라는 말을 좋아한다. 정확히는 'In between' 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예전에 보았던 - 이것도 작년 겨울이다.- 서울역사를 무대로 펼쳐졌던 공연에서 그들은 스스로가 존재하는 공간을 In between 이라고 칭했다. 어디에도 속한 것이 아니고 그냥 그 사이에 있는 사람들.

얼마 전 - 이건 정말 얼마 전이다. - 선물 받은 책에서 읽은 정현종의 '섬' 생각난다. 단 두 줄뿐인 시. 그치만 꽤 마음에 들어 옮겨본다.



섬 - 정현종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섬에 가려면, 많은 길을 지나야 할 듯 싶다. 그게 2018년 하고 싶은 일이다.


더 가까워지는 일. 그게 뭐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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