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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원준 Dec 31. 2017

반짝거림

살다 보면 반짝거리는 순간들을 마주치게 된다. 날 좋은 날, 공원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햇빛을 볼 때, 선선한 밤, 좀 긴 산책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산들바람이 불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할 때. 그 때의 순간들은 반짝거린다.

하지만 본디 반짝거림이란 밝게 빛나지만 아주 짧은 것이어서, 그런 순간들은 빠르게 시간이라는 강물 속으로 가라앉아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일 처럼 사라진다. 반짝거리는 순간들은 오지 않고 만들어진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예전 꽃보다 청춘에서 윤상이 인터뷰 때 했던 말이 있다. '즐거우려는 마음을 먹고 즐거운 일을 하지 않는다면 즐겁지 않다.' 라는 맥락의 말이었는데, 정말 공감이 많이 됐다. 아무리 그 일 자체가 신나는 일이라도, 주변의 상황만으로, 수동적으로 내가 그것에 몰입하는 일은 잘 없다. 즐거우려면 즐거우려는 마음을 먹어야 한다. 즐거운 상황의 모든 측면을 온 마음을 다해 즐겨야 한다. 그래야만 반짝거리는 시간들이 만들어진다.

날씨가 좋으면 피크닉을 가고, 밤 공기가 좋으면 산책을 가야 한다. 맛있는 음식이 있다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먹고, 친구가 예쁜 옷을 입었다고 생각되면 칭찬하고, 듣고 싶은 음악이 생각난다면 찾아서 들어야 한다. 쓰고 싶은 글이 있으면 손을 놀려야 하고, 웃고 싶으면 웃고, 울고 싶으면 울어야 한다.

2017년에는 행동보단 인풋이 더 많았었다. 2018년에는 더 많은 것들을 세상에 내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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