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을 못하는 상처많은 영혼
내가 감히 다른 사람을 칭찬해도 되는 사람일까
얼마 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감히 다른 사람을 칭찬해도 되는 사람일까?"
이 생각이 떠오른 순간,
나는 당황했고… 곧이어 화가 났다.
왜냐하면 이 질문 자체가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아래에 두고 살아왔는지를
너무 선명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나는 늘 부족한 사람이라는 전제를 깔고 살았다
어릴 때부터
나는 나 자신을 이렇게 여겨왔다.
아직 부족하다
더 배워야 한다
더 잘해야 한다
내가 판단할 자격은 없다
이 생각은 겸손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습관처럼 굳어진 자기 축소였다.
그래서 나는 늘 조심했다.
말도, 감정도, 평가도.
누군가를 칭찬하고 싶을 때조차
머릿속에서 이런 생각이 먼저 떠올랐다.
"내가 그럴 만한 위치인가?"
"괜히 잘난 척처럼 보이지 않을까?"
"내가 감히?"
지금 생각해보면
이 질문들 자체가 참 잔인하다.
칭찬이 위에 서는 행동처럼 느껴졌던 이유...
나는 다른 사람을 깎아내리면서
나를 높이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서열이 만들어지는 순간을
본능적으로 불편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더 조심했다.
혹시라도
내 말이 누군가를 아래에 두는 것처럼 보일까 봐,
혹시라도
내가 위에 서는 사람처럼 보일까 봐.
그런데 그 조심성이
언제부턴가 방향을 잘못 틀었다.
나는 남을 존중하기 위해
나를 계속 낮추고 있었다.
이 생각을 깨달은 순간, 화가 났다
솔직히 말하면
이걸 알아차린 순간
위로보다 먼저 화가 났다.
"내가 왜 여기까지 와야 했지?"
"왜 나는 늘 나를 검열해야 했지?"
"왜 칭찬 하나에도 자격을 따져야 했지?"
이건 성격 문제가 아니었다.
이건 오래된 관계 속에서 배운 것이었다.
관계 안에서 안전하려면
튀지 말아야 했고,
드러내지 말아야 했고,
내 감각을 앞세우지 않는 게 낫다고
배워온 결과였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다시 생각해본다
이제는 이렇게 말해보려고 한다.
칭찬은 위에 서는 행동이 아니다.
칭찬은
내가 보고, 느끼고, 해석한 것을
그대로 말하는 일이다.
그건 평가가 아니라
존재를 인정하는 말이다.
그리고 나는
칭찬할 수 없는 사람이 아니라,
너무 오랫동안
스스로에게만 칭찬을 금지해왔던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는 완벽하지 않다
여전히 나는
조심스럽고,
비교에 흔들리고,
말을 삼키는 순간도 많다.
하지만 하나는 분명해졌다.
나는 더 이상
'내가 부족하니까'라는 이유로
나를 침묵시키고 싶지 않다.
칭찬이든, 의견이든, 감정이든
그건 서열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오가는 언어라는 걸
이제는 안다.
이 글은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글이 아니다.
나 스스로에게
"이제 그만 나를 아래에 두자"라고
조용히 말해주는 글이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비슷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면,
그것도 당신의 잘못은 아니다.
그건
살아남기 위해 배웠던 방식일 뿐이다.
다만 이제는, 그 방식을
조금 내려놓아도 괜찮을 때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