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아이의 신호가 멈출 때까지

​4. 기꺼이, 그 말이 올 때까지

by 이원주

​4. 기꺼이, 그 말이 올 때까지


​그래서 나는 다짐합니다. 첫째 아이가 스스로 “엄마, 이제 안 해줘도 돼.”라고 말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나는 기꺼이 아이의 곁에서 원하는 것을 해주기로 했습니다.
​아이가 말을 시작하면 끝까지 듣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져도, 앞뒤 맥락이 없어도, 이미 여러 번 들어서 다 아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중간에 말을 끊지 않습니다. 아이의 목소리가 허공에 흩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귀에 온전히 가닿는다는 감각을 선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말려줄 때도 대충 지나치지 않습니다. 바람이 너무 뜨겁지는 않은지 매번 묻고, 바람이 귀에 들어가 불편해 보이면 잠시 멈춥니다. 그 짧은 시간만큼은 손끝의 온각과 아이의 반응에만 집중합니다.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면봉으로 아이의 귀를 닦아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두르지 않고 “아프면 꼭 말해줘.”라고 다정하게 건네며 조심스럽게 움직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몸을 온전히 나에게 맡기는 그 평온한 순간을, 결코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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