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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Mar 02. 2016

차가운 이성으로 분노하기

#10. Spotlight

스포트라이트

1. <연영> 무대의 한 부분이나 특정한 인물만을 특별히 밝게 비추는 조명 방식. 또는 그런 조명
2. 세상 사람의 주목이나 관심을 받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주목', '주시'로 순화.

연극을 보면 극 중 인물 중 주요 인물이 독백을 하거나 그 주요 인물에게 집중을 해야 할 때 조명 한 줄기만으로 그 인물에게 집중하게 만든다. 그 외의 요소가 독백을 하는데 방해되지 않도록, 관객들이 그 인물에게 집중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신문이나 뉴스에서 다루는 사건/사고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들이 있다. 이 중에는 중요한 것들이 있기도 하지만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목을  끌어당기는 것들이 많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만한 올바른 기사가 몇 건이나 될까?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스포트라이트 팀은  기사화할 만큼 큰 사회 비리, 성범죄 사건 등 크고 굵직한 사건들을 집중 조사/취재하여 신문에 싣는 팀이다. 새로 부임한 국장에 의해 가톨릭 신부들의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하여 집중 조사를 하기 시작한다. 겉에 드러난 것들이  사실인지부터 시작하여 더 깊은 내막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집중 적으로 사실 여부를 확인하며 취재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길게는 1년 이상 취재하여 사실 여부를 확실히 판단하고 신문에 싣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나라 여론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크고 굵직하고 사람들이 다 알아야 하는 중요한 이야기는 연예 기사나 중요하게 다루지 않아도 될 기사들로 덮이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다른 방송국 또는 신문사보다 먼저 기사를 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실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먼저 기사를 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이후 사실 확인이 되고 나면 다시 정정 기사를 내기는 하지만 후속 기사들은 미비하기 짝이 없다. 오죽하면 기레기라는 말이 생길 정도니까 말이다. 


기레기 

'기자' + '쓰레기'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에서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제목과 말도 안 되는 내용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기자를 일컫는 말이다. 

이런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기사가 많이  클릭당하기 위해 좀 더 자극적으로 제목을 올리고 내용도 거의 소설급으로 작성해서 올린다. 그러고는 '이게 사실이면 다행이고 아니면  말고'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기사를 쓴다. 이런 기사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말이다. 이런 기자들로 인해 정작 중요한 기사들은 묻혀버리고 만다. 그래서 나도 신문을 안 읽은지 꽤  오래되었다. 신문들은 다 자신의 신문사가 밀고 있는 또는  포함되어있는 정당에 대해 좋은 얘기들만 써대고 사실은 사실이 아닌 척, 사실이 아닌 것은 사실 인척 알려 이제는 무엇이 사실인지 파악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5년  전부터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사들을 접하고 나면 인터넷 기사며 사람들이 올리는 블로그 등으로 좀 더 알아보고 그래도 판단하기 어려운 것들은 좀 더 시간을 들여 알아보기도 하며 판단을 유보한다. 물론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도 모두 사실이라고 할 수 없고 내 판단이 옳은지도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이상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사건이 된 이후 후속 기사도  찾아보며 후속 여론도 어떤지  살펴본다. 하지만 후속 여론을 찾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차츰 깨닫는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나면 그 이후 어떻게 되었다는 기사들은 정말 작게 또는 아예 나오지를 않기 때문이다. 

왜 스포트라이트는 사건의 원인 또는 그 사건 자체만 비추고 후속 결과물까지는 보여 주지 않는 것인가?


사람들의 관심이 사건에만  집중되지 그 이후 처리는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결론지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금세 다른 쪽으로 관심이 돌려 지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피노키오를 봐도 잘 알 수 있다. 화재 사건의 책임 여부 과실 여부를 따져 보지 않고 드러난 증거만으로 보도하여 한 가정을 파탄에 이르게 하고 사건이 종결된 후 한참이 지나서 사실이 밝혀지게 된다. 이 드라마에서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라고 하여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게 된다는 질병을 만들어 기자들이 느껴야 하는 말의 무거움이나 기자의 자존심에 대하여 말하고 있다.

사람들은 사실 여부를 따지지 않고 그저 기사를 보고 또는 기사 제목을 보고 사건들을 알게 되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끝이 난다. 한마디로 보고 싶은 뉴스만 보게 되는 것이다. 반드시 봐야 할 기사들은 묻힌 채 보고 싶은 기사들만 봐야 하는 현실. 그런 현실을 사실 우리들이 만들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동안 그 주위는 깜깜한 암흑이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그 암흑 속에 진실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데 사람들은 그저 밝게 보이는 부분만 보게 되는 것이다. 기자들은 그런 암흑 속에 있는 진실도  찾아내어 사람들에게 봐야 할 뉴스/기사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뉴스/기사를 사실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말의 무게를 실제로 느끼고 그 무게에 책임감을 느끼며 기사를 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뉴스/기사에 대한 진실을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냉정하게 차갑게 주관을 제외한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보고 기사를 작성해야 할 것이다. 그 기사들로 인해 내가 언젠가는 피해자 또는 가해자가 될 수도 있고, 언론에게 주어진 자유에는 분명히 말의 무거움을 느껴야 하는 책임감이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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