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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Jan 10. 2017

첫 번째 유럽 여행 3

#48. 영국에서의 둘째 날

아침 조식을 먹고 시내투어 후 자유일정. 전 날의 영국이 감흥 없이 지나갔기에 둘째 날은 어떠려나 하는 고민과 함께 시작된 하루. 버킹엄 궁전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영국의 지하철에선 휴대폰은 먹통이고 첫날 저녁 코벤트가든에서 쉑쉑 버거를 먹으며 생긴 에피소드로 인해 소매치기나 사기에 걸리기지 않기 위해 모든 신경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공원을 지나 도착한 버킹엄 궁전. 어제와는 다른 느낌이었다. 버킹엄 궁전을 향해 가며 지나간 공원은 우리나라의 공원과는 다른 느낌이었으며 공원에서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을 보다 보니 내 마음까지 평온해지는 느낌이었다. 교대식을 보기 위해 각국의 여행자들이 이미 몰려와 있어 자리잡기는 이미 실패. 그래도 어떻게든 제대로 보겠다고 작은 키를 이용해 여기저기 헤치고 다녔지만 그래도 실패... 그냥 눈으로만 구경했다. 우리가 알던 빨간 제복을 입지도 않았지만 그런 광경을 처음 보기에 신기했다.  버킹엄 궁전에 걸린 깃발은 여왕의 부재 여부를 알려주는 표시라고 한다. 깃발이 걸려있으니 여왕이 궁전 안에 있다는 표시!

우리나라도 금연 구역이 정해진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유럽은 언제 어디서든 담배를 피울 수 있어 거리를 걷다 보면 담배연기 폭탄을 맞기 쉽다. 이런 점은 어쩔 수 없으므로 당황하지 말고 잘 피해 다니길....

버킹엄궁전으로 가는 길에 지나친 공원
버킹엄 궁전
정면에서 본 버킹엄 궁전
시작 된 근위병 교대식
근위병 교대식



근위병 교대식을 다 보고 난 이후 근처에 있는 영국의 대표 공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세인트 제임스 파크로 향했다. 이 곳은 조류 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공포증을 극복하겠다 하는 사람은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공포증이 없는 필자도 조류가 그렇게 모여있는 것을 보고는 여기저기 피해 도망 다니기 바빴다. 온갖 종류의 조류를 다 볼 수 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이런 것에 거부감 없이 벤치에 앉아서 샌드위치를 먹거나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공원은 평소 평일에 그렇게 여유롭게 앉아 있는 사람들을 찾기 쉽지 않은데 신선한 경험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흑조
정말 개판이 아닌 새판이었다...
보기 쉽지 않다는 펠리컨
공원에서 보이는 런던아이



그렇게 한참을 '새를 피해라'를 끝내고 나와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성당이 워낙 커서 사진으로 한 번에 담기는 불가능이었다.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관광객이 늘어선 줄을 보자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한번 들어가서 보겠다고 한참을 줄을 서있기엔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아쉬운 대로 바로 옆에 있는 성 마가렛 성당에 들어가 보았다.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성당이고 입장도 또한 짐 검사만 하면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 관광객도 많지 않았다. 이 성당에 들어가자마자 필자는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꽃보다 누나에서 한 연예인이 성당에 들어가서 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울컥 한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엔 힘들지만 뭔지 모를 감동과 벅참이었고 이때부터 진짜 여행이 시작된 느낌이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웨스트민스터 사원 측면부 건물
성 마가렛 성당
성 마가렛 성당 측면 건물

빅벤과 빨간 폰 부스가 있는 있는 포토 존으로 이동했다. 낮에 보는 빅벤은 야경으로 본 빅벤과 다른 느낌이었다. 빨간 폰 부스와 함께 보는 빅벤은 영국에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상징물 같았다. 폰부스와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있는 모습 또한 장관이었다.  

낮에 보는 빅벤과 폰부스



한참 사진을 찍고 버스를 타러 이동했다. 마지막 코스인 트라팔가 광장으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트라팔가 광장 쪽에 내셔널 갤러리가 있었지만 이 일정 이후 자유일정으로 대영박물관과 뮤지컬을 볼 예정이어서 관람하기엔 애매한 시간이었기에 관람은 포기했다. 그렇게 일정을 끝내고 자유일정이 시작되었다. 그전에 저녁에 볼 뮤지컬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TKTS라는 당일 뮤지컬 할인 티켓을 파는 부스로 갔다. 내셔널 갤러리 근처이므로 찾기 어렵지 않다. 구글맵에 레스터 스퀘어 TKTS라고 치면 안내받을 수 있다. 당일 뮤지컬 티켓을 매우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 우연히 필자와 동행자 옆 자리에 한국인이 앉았는데 극장에서 구매한 것보다 8파운드 이상 싸게 샀기 때문이다. 뮤지컬이 보고 싶다면 원하는 뮤지컬이 아니더라도 이 곳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티켓을 구매하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티켓을 구매 후 점심으로 FLAT IRON으로 가서 운 좋게 웨이팅 없이 바로 먹고 대영박물관으로 향했다. 동행들은 유심칩을 구매하러 가고 혼자 먼저 대영 박물관으로 향했다. 다른 나라들과 다르게 소매치기의 걱정이 제일 없는 나라였으므로 전철도 혼자 여행도 걱정 없이 가능 한 나라인 것 같다.(영국 전철을 메트로라고 하기보다 튜브라고 부른다.) 혼자 대영 박물관으로 가서 혼자 관람을 하니 혼자 여행을 왔다는 것을 새삼 느꼈고 예전이었으면 엄두도 못 낼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뭔지 모를 뿌듯함도 느꼈다. 대영 박물관의 입장 시에도 역시 짐 검사를 한다. 화기류, 무기류가 있는지 확인하고 별 문제가 없다면 바로 패스. 입장권은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영국의 모든 박물관 및 갤러리는 모두 무료입장이다. 그 이유는 역시 다른 나라에서 가져온 것들이 많아서 무료 개장이라고 한다. 대영 박물관 안은 내가 미술 책에서나 보던 것들을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과 또는 책으로만 접했던 이집트나 그리스/로마 문명에 대한 것도 볼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그렇게 한참 보다 보니 폐관 시간이 되었고 박물관 밖에서 동행들과 만나 뮤지컬을 보러 향했다.(폐관 시간은 17:30이다.)

FLAT IRON에서 먹은 스테이크
대영 박물관 외관
미술 책에서 많이 보던 조각상



점심을 너무 늦게 먹어 극장으로 가는 길에 카페에 들려 간단하게 때운 후 극장으로 향했다. 필자가 본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것을 뮤지컬의 본국에서 본다고 생각하니 흥분되었다. 물론 싸게 구입한 티켓이라 자리는 복불복이긴 하지만 후회는 없다. 극장은 HER MAJESTY'S THEATER. 뮤지컬이 시작되고 <오페라의 유령>의 유명한 곡이 연주됨과 동시에 소름이 쫙~! 우리나라에서 보는 뮤지컬과는 느낌도 분위기도 너무나 달랐다. 훨씬 현장감도 있었으며 효과 자체가 달랐다. 영국에 간다면 뮤지컬 한 편은 꼭 보길 추천한다. 

HER MAJESTY'S TEATER



영국에서 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은 첫 번째 날 보다 두 번째 날 낮과 밤에 돌아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이 더 많은 곳이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거리 곳곳이 예쁘게 꾸며 있는 것은 물론이고 어느 곳을 가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느낌과 상점을 들어가서 물건을 사고 나와도 크리스마스 잘 보내라는 인사를 받는다는 것. 모든 것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놀라웠던 것은 뮤지컬을 보는 연령대가 우리나라는 거의 대부분 젊은 사람들인 반면 이 곳은 노년 부부들이 더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자식들 상관없이 나이 지긋하신 부부가 와서 서로를 챙겨주며 뮤지컬을 보고 감상을 말하고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놀라웠으며 굉장히 좋아 보였다. 생각해보면 어느 거리를 걸어도 우리나라와 다르게 거리에 젊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나이 지긋한 부부들도 많이 보였었다. 그만큼 나이가 들어서는 자식들 걱정이 아닌 자신들의 삶을 챙기고 즐기는 것이리라. 이런 점들을 보고 놀란다는 것 자체가 참 안타까우면서 앞으로의 미래라 생각하면 답답한 심정이다. 영국에서 마지막 날이라는 것에 아쉬움을 느낀 것은 이런 것을 너무 늦게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에서 마지막 날 숙소로 돌아가는 길
크리스마스때문에 꾸며진 거리
뮤지컬 시작 전 극장 안


여행은 일과 생존 투쟁에서 벗어난 삶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준다.
- 알랭 드 보통 -








ps. 영국과 프랑스까지는 내용이 많아 나눠서 올릴 예정입니다. 혹시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아는 한에서 알려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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