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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이 Jan 30. 2017

첫 번째 유럽 여행 8

#53. 루체른과 독일의 뮌헨

항상 이동은 조식과 함께 시작된다. 독일에 가기 전 즉 스위스를 떠나기 전 루체른이라는 곳에 들렀다. 루체른은 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긴 나무다리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단 떠나고 봤다. 둘러보기에 그렇게 큰 곳이 아니어서  점심 먹기까지 둘러보기에 충분했다. 심지어 루체른에서의 잠깐의 여행은 너무 추웠다. 안개도 많이 껴서 무언가를 보기에도 힘들었다. 그래도 일단 루체른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버스에서 간단한 짐만 챙겨서 내린 후 빈사의 사자상을 보러 갔다. 스위스 용병을 상징하는 것으로 마크 트웨인이 "세계에서 가장 감동적인 작품"이라고 극찬할 정도라고 할 정도여서 어떨까 궁금했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정말 사자상 하나 떨렁 있었으며 날씨도 안개가 껴서인지 사자가 더 지쳐 보일 정도였다. 

빈사의 사자상
빈사의 사자상

그렇게 한참 구경을 하고 있을 때 중국인 관광객들이 나타났고 주변이 엄청 시끄러워지며 다른 사람 따위는 안중에도 없으며 배려 없는 행동을 해 우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심지어 스위스 아이들이 학교에서 견학을 나왔는지 아이들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행동은 여전했다. 우리는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다. 그런데 스위스 아이들 눈에는 우리들도 모두 중국인으로 보였는지 "니하오"라며 인사를 했다. 동행들은 오기가 생겨 "No"를 외치며 "We are Korean."이라고 알려주며 "안녕~!"이라는 단어까지 알려주며 인사하게 했다. 역시 아이들이라 그런지 금방 알아들었고 제대로 된 발음으로 인사해 주었다. 



이후 카펠교까지 걸어서 이동했으며 카펠교로 이동하며 카펠교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루체른 중앙역이 보였다. 중앙역이 유명한 이유는 설명을 들었지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렇게 중앙역을 뒤로하고 카펠교에 도착했을 때는 안개가 너무 많이 껴있었지만 그래도 가장 긴 목조 다리라는 것을 실감했다. 

루체른의 카펠교

정말 긴 목조 다리가 눈앞에 펼쳐졌고 강을 가로질러 아직까지 목조 다리가 서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웠다. 날씨가 더 맑고 좋았다면 어떤 광경이었을지 궁금했다. 카펠교를 직접 건너가며 본 풍경은 더욱 '날씨가 맑았더라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안개가 꼈음에도 불구하고 다리를 건너며 본 풍경은 나를 즐겁게 하기 충분했다. 

카펠교를 건너가며...
카펠교를 건너며 보이는 풍경
카펠교에서 본 중앙역
카펠교가 긴 목조다리임을 보여준다.
카펠교 건너편에서

카펠교를 건너고 난 후 다시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것은 카펠교가 아닌 그 옆의 다리를 건너가기로 했다. 안개가 껴있고 추웠지만 함께 했던 동행들이 유쾌했고 즐거웠으므로 여행으로 추억하기에 충분했다. 

카펠교 옆의 다리를 건너던 중

다리를 건너고 호프 교회나 무제크 성벽으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골목골목을 구경하며 다니기로 했다. 확실히 유럽여행은 관광객들이 많은 곳보다는 골목골목이 더 예쁘고 볼만하다는 것을 프랑스 파리 때부터 느끼게 되었다.

골목에 있는 상점 중
루체른의 골목을 여행하며
루체른 골목을 여행하다 만난 시계탑?

그렇게 한참을 돌아다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근처의 한 매장에 들어가 목도리를 구매하기에 이르렀다. 영국에서부터 목도리를 사려했지만 맘에 드는 것도 없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 아니어서 미루다 결국은 추위를 못 이기고 구매하고 말았다. 그래도 운이 좋았던 것이 유럽을 돌아다니며 제일 많이 본 매장이었고 심지어 세일 중이어서 원래 가격의 절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구매를 하면서는 한국에서 여행 떠나기 전에 챙겨두었던 목도리가 생각났지만 부주의로 챙겨 오지 않은 나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장갑도 챙겨갔지만 오히려 한국의 추위에선 장갑이 필수지만 유럽의 겨울에선 손이 아주 시리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 장갑은 쓰지 않았다. 

그렇게 목도리 구매 후 기념품을 살 사람들은 기념품에서 마그넷이나 등등을 구매했고 늦은 조식으로 인해 점심은 카페에서 커피와 디저트로 때우기로 했다. 유럽은 대부분 아메리카노를 파는 곳을 찾기 쉽지 않으나 관광객이 많은 곳은 잘 찾아보면 아메리카노도 마실 수 있다. 달달한 것이 마시고 싶어 바닐라 라테를 마셨다. 한참 추위에 떨다 마신 달달한 커피는 다시 온기를 돌게 하기에 충분했다.

바닐라 라테 한잔의 온기

또한 유럽은 카페를 이용한다고 해서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는 않다. 음료 한 잔을 구매한다면 영수증에 화장실에 들어가기 위한 비밀 번호가 적혀있거나 또는 토큰과 같은 동전을 받아서 이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처럼 영수증을 안 받거나 바로 찢어버린다면 화장실 이용을 할 수 없게 된다. 



이후 독일 뮌헨으로 떠나기 위해 다시 버스를 타기로 한 장소에 모였고 그 장소에서 가보지 못한 호프 교회가 보였다. 호프 교회를 뒤로하고 깔끔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웠던 스위스를 떠났다.

멀리 보이는 호프교회

그렇게 한참을 달려 독일 국경을 넘어갔다. 독일 하면 떠오르는 것 히틀러와 자동차. 독일에 BMW 박물관이 있다.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빠르게 독일에 도착하여 가는 길에 있는 BMW 박물관. 박물관은 입장료가 있지만 그 옆의 BMW 벨트는 무료로 관람 가능하며 오픈된 곳은 직접 타볼 수도 있으며 기념품과 게임을 할 수 있는 곳 또한 있어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아할 곳이다. 

BMW벨트에 전시되어 있는 차량
BMW벨트에 전시되어 있는 차량
BMW벨트에 전시되어 있는 차량
BMW벨트에 전시되어있는 오토바이



그렇게 잠시 동안의 관람을 끝내고 뮌헨의 숙소에 짐을 내린 후 뮌헨의 야경 투어가 시작되었으며 뮌헨의 최종 목적지인 호프브로이를 향해 일정을 시작했다. 뮌헨에서의 날씨는 구름은 조금 끼기는 했지만 야경을 보기에는 충분했고 돌아다니기에도 알맞은 날씨였다. 뮌헨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다. 

마리엔 광장 가는길
크리스마스 마켓이 늘어선 거리
크리스마스 마켓의 시작

크리스마스 마켓을 거쳐 보이는 동그란 파란 지붕이 보이며 '양파같이 생겼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구름 사이로 얼굴을 내민 달의 모습이 매우 매혹적이다. 그것이 바로 프라우엔 교회였다. 멀리서 본 프라우엔 교회는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 충분했다. 

멀리 보이는 프라우엔 교회 탑
성 미카엘 교회 뒤로 보이는 프라우엔 교회

저 모습을 본 뒤 문이 열리는 모습을 보고 들어가 본 성 미카엘 성당은 정말 멋있었다. 들어가자마자 들려오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 소리와 아늑한 분위기의 내부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시간만 조금 더 있었더라면 더 자세히 돌아보았을 테지만 예약해둔 호프브로이에 가야 해서 일찍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성 미카엘 성당이라고 안 것 또한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찾아보다 보니 알게 된 것이었다. 그럴 정도로 우연하게 들어갔던 성당이었지만 아쉬움을 뒤로한 채 도착한 마리엔 광장.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인해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밤의 신 시청사는 조명으로 인해 모든 관광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만들었다. 동행들이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도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지나가던 사람들이 같이 포즈를 취해 주기도 했으며 유쾌한 장난을 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밤의 신 시청사
크리스마스 마켓과 신 시청사
크리스마스 마켓과 신 시청사
마리엔 광장을 떠나며 보이는 신 시청사



마리엔 광장을 떠나 최종 목적지인 호프브로이하우스로 떠났다. 세계에서 가장 큰 술집이라 할 만큼 정말 호프브로이하우스는 그 어느 곳 보다도 크고 엄청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예전엔 예약을 받지 않아 단체로 가면 앉기 쉽지 않았다고 하는데 다행히 예약 시스템이 생기면서 앉을 테이블을 확보할 수 있었다. 거기다 다른 단체 손님들보다 조금 빠르게 가서 앉을자리와 음식을 주문할 수 있었다. 내부도 또한 원체 커서 사진에 다 담기 힘들다. 또한 어느 곳에 가도 음악과 공연은 빠지지 않고 시끌벅적함도 우리나라 술집과는 다른 기분 좋은 분위기였다. 그저 마시기만 하는 곳이 아닌 공연을 보고 즐기는 분위기였다. 

호프브로이 내부
호프브로이 공연

이 곳은 1리터짜리가 기본이다. 그렇기에 너무 많다고 생각될 시에는 주문 시 미리 Half로 주문한다고 말해야 한다. 다만 Half로 시키면 현지인들이 비웃을 수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여자들 또한 1리터를 무리 없이 마시기에.... 음식으로는 독일에서 유명한 슈바인 학센과 소시지 플레터(모둠 소시지)를 주문했다. 맥주는 둔켈(흑맥주), 헬레스(일반 라거 맥주), 바이스(밀 맥주), 라들러(레몬 맥주) 여러 종류가 있다. 이 중 나는 둔켈(흑맥주)을 주문했다. 기네스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둔켈을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말로만 듣던 1리터짜리 잔을 보고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겁기도 엄청 무거웠지만 크기 또한 사진으로 봐서는 모를 정도로 엄청 컸기 때문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호프브로이에서 1리터짜리 맥주를 마시고 나오면 다들 취한다고 한다. 하나 동행들 중에는 어느 누구도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1리터짜리 잔들
1리터짜리 둔켈

그렇게 한참 공연을 보며 먹고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은 먹으면서도 사람들 혼을 빼놓기에 충분했으며 한참을 마셔도 잘 없어지지 않는 맥주 때문에 신기해했으며 소문으로만 듣던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 또한 모든 여행자들의 행복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루체른에서의 아쉬운 날씨와 잠깐의 스쳐가는 만남, 그리고 골목골목을 여행하는 즐거움. 독일에서 어디인지 모르고 들어갔던 성당의 멋있음에 놀라고 은은하게 들려오는 파이프 오르간의 연주 소리, 그리고 관광지에서 보는 멋있는 야경, 소문으로만 듣던 음식을 맛보는 즐거움과 우리나라에는 없는 1리터짜리 맥주잔과 현지 맥주. 이 모든 것들이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었으며 겨울 여행에서 목도리는 필히 챙겨야 한다는 교훈과 우리나라만큼 시리지 않은 손으로 핸드크림은 유럽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이 쓴다는 깨달음을 가지며 즐겁고도 시간 가는 것이 아쉬운 하루가 끝났다. 

절반 정도의 여정이 끝난 이 시점에 나를 포함한 동행들은 시간이 자꾸 흘러가는 것이 아쉬울 뿐이며 한국으로 돌아가기 싫다는 생각과 돌아가서 잠깐 머문 후 다시 여행 떠날 생각까지 하는 여유로움까지 생겼다.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한국을 떠나 아무 생각 없이 멋있는 풍경과 맛있는 음식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일정과 간간히 혼자 하는 일정까지 모든 것이 나 자신을 새롭게 바라보는 여행인 것 같다. 또한 나에게 주는 선물로 떠난 이 여행이 나 자신에게 얼마나 큰 선물인지를 깨닫게 된 하루였다.


여정은 그 자체로 보상이다.
- 스티브 잡스 -













ps. 다음 편은 뉘른베르크와 프라하 편입니다. 프라하도 2편 정도 나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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