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민이 Feb 06. 2017

첫 번째 유럽 여행 9

#54. 뉘른베르크와 프라하에서의 첫 째날

한국에서 조차 잘 먹지 않던 아침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게 일상이 되어버린 이때 즈음. 나의 조식은 언제나 토스트 두 조각과 주스 한잔 그리고 커피 한잔이면 충분했다. 독일에서의 아침을 먹고 다시 다음 여행지로 출발했다. 독일을 완전히 벗어나기 전 여행지인 뉘른베르크. 뉘른베르크 또한 내가 여행한 곳들 중에서 작은 곳에 속해있었지만 독일의 크리스 마켓 중 최고라는 소리를 들어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뉘른베르크에 도착한 시간은 낮이기도 했고 밤의 뉘른베르크는 볼 수 없었으므로 최고인지 어떤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리고 또 안타까웠던 것은 뉘른베르크는 나를 그리고 나의 동행들을 비 오는 모습으로 맞이하였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 것은 유럽 와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비가 너무 내려 카메라 꺼낼 엄두를 못 내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고 폰으로 찍는 것 또한 한계가 있었다.

뉘른베르크에 카이저부르크 성에서 보인 풍경
중앙광장으로 가는 길 



카이저 부르크 성에서 내려가면서 뒤러 하우스와 성 제발두스 교회가 있었지만 일단 먼저 아름다운 샘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황금색으로 빛나는 40개의 상으로 이루어져 있는 아름다운 샘. 날이 맑고 햇빛이 쨍쨍했다면 더 멋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곳이다. 울타리처럼 쳐져있는 곳 중 문고리처럼 달려있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세 바퀴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여 관광객들이 항상 모여있는 곳이 있다. 유럽에서 여행을 하며 소원을 빌기 위한 곳들이 전부 키가 작으면 소원 빌기도 힘들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곳들이었다. 도대체 다들 왜 이렇게 키가 커서 소원빌기 위해서는 까치발 또는 까치발을 들어도 빌 수 없게 만든 것인지... 소원을 비는 것도 소원을 이루는 것도 역시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소원빌기였다. 

아름다운 샘 소원빌기는 실패....

그리고 그곳에서 조금 벗어나자마자 보이는 크리스마스 마켓! 스트라스부르보다 더 넓고 많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중앙광장에 펼쳐진 크리스마스 마켓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다. 스트라스부르는 좁은 곳에 골목골목 펼쳐진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면 이곳은 넓은 중앙 광장에서 이루어지는 크리스마스 마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중앙광장을 벗어나서도 모든 가게들이 크리스마스 마켓이었으며 골목골목 또한 크리스마스 분위기였다.

크리스마스 마켓



비가 점점 많이 내리기 시작하여 주섬주섬 우산을 꺼내 쓰고 다니기 시작하였으며 돌아보기 점점 힘들어져 일단 성 로렌츠 교회로 가기로 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우산을 쓰지 않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이었다. 유럽에서 우산을 쓰는 사람들을 찾기 힘들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비가 오면서부터는 깨달을 수 있었다. 그렇게 비를 헤치고 도착한 성 로렌츠 교회. 그런데 그 근처에 이 무슨 반가운 한글?! 김밥 파는 차가 떡하니 서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동행들과 그곳에 들렸고 주인분 또한 한국인이어서 반갑게 인사를 하며 김밥 한 줄을 사 먹었다. 

뉘른베르크에서 만난 한국 음식!

간만의 쌀밥을 흡입 후 들어간 성 로렌츠 교회는 여지까지 봐온 성당들과 다를 것 없이 멋있는 스테인드글라스와 성탄으로 인해 꾸며진 구유, 크리스마스 카드 및 여러 가지 성물을 파는 성물방이 있었다. 그래도 역시 뉘른베르크의 느낌이 곳곳에 담겨있는 성당이었다.

성 로렌츠 교회
성 로렌츠 교회
아기 예수님 주위 모래와 사람들의 흔적들과 초
성 로렌츠 교회 내부
금 장식들이 많은 성당 내부
성 로렌츠 교회 내부
뉘른베르크다운 느낌의 성 로렌츠 교회



성 로렌츠 교회를 나오니 비가 처음보다도 더 많이 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단 DM마트에 들려 지인들 선물 또는 살 것이 있는 동행들과 함께 발포비타민 및 카밀 핸드크림 등을 구매 후 점심 먹을 곳으로 이동했다. 간단하게 먹을 사람들은 M 햄버거 집으로 이동했고 그래도 현지 음식인 소시지를 먹어봐야겠다 싶어 유명한 집으로 이동한 사람들, 그리고 스테이크를 먹으러 이동한 사람들로 나뉘었다. 자유시간임에도 볼 관광지는 거의 정해져 있는 곳이었기에 점심 먹으러 흩어지기는 일 수였지만 흩어져서 점심에 실패한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나는 카이저 부르크 성 근처에 있는 소시지 맛집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한국인들보다 현지인과 다른 나라 관광객들이 훨씬 많았다. 4 사람 자리를 겨우 받아 들어가 앉은 후 소시지와 pork knuckle이라는 족발 같은 음식을 먹었다. 소시지는 앞의 나라들에서도 많이 먹었지만 이 곳에서 먹은 소시지는 정말 그 어느 곳에서 먹은 소시지보다 맛있었으며 pork knuckle은 뮌헨에서 먹은 슈바인 학센과는 다른 맛이었다. 맥주 한 잔이 생각나는 맛이었지만 버스로 프라하까지 가야 하는 여정이 있었기에 음료수로 참았다. 

소시지와 항상 함께 나오는 절임 배추와 함께
pork knuckle



점심을 먹은 후 버스를 타기 위해 모이기로 한 카이저 부르크 성 위쪽에서 모였고 들어가 보지 못해 아쉬운 프라우엔 교회와 제대로 즐기지 못한 뉘른베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뒤로한 채 뉘른베르크를 떠났다.

멀리 보이는 프라우엔 교회를 뒤로하고



독일을 뒤로 한채 한참을 달려 도착한 체코 프라하! 드디어 내 아주 어릴 적부터 버킷리스트에 들어가 있던 프라하에 도착하였다. 어릴 때 본 드라마로 인해 꼭 어떻게든 갈 것이라고 다짐했던 프라하에 도착하니 느낌이 색달랐다. 일단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야경투어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수많은 트램들과 아름다운 프라하의 야경들을 보고는 넋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프라하의 야경을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전 저녀식사를 했다. 저녁식사로 길거리 상점에서 사 먹으려고 했지만 그러기엔 메뉴들이 그동안 계속 먹어온 소시지가 많아 결국 아시안 누들을 선택했다. 아시안 누들과 함께 먹은 필스너 맥주. 역시 현지에선 현지 맥주를!

아시안 누들과 필스너



식사 후 시작된 프라하의 야경. 역시 야경이 예쁜 나라 중 하나였다. 야경을 보는 내내 낮의 프라하는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도 궁금했다. 먼저 마주한 시민회관. 봄이면 성대하게 열리는 프라하의 봄의 음악제로 유명하며 그 시즌에는 표를 구하기도 쉽지 않으며 축제 분위기라고 한다. 프라하는 사계절을 보내보고 싶은 나라 중 하나이다.

음악제가 열리는 봄에는 어떤 모습일까?
시민회관
시민회관

그리고 바로 옆에 있는 화약탑만 넘어가면 바로 구시가로 연결된다. 구시가와 연결되는 상징적인 문으로 남아 있는 화약탑 또한 왠지 모를 비장함이 남아있다.

상징적인 문으로 남아있는 화약탑



상징적인 문인 화약탑을 지나치면 구시가 광장으로 가는 길이 뻗어있다. 이 길의 끝에 구시가 광장이 펼쳐져있다. 프라하 역시 크리스마스 마켓과 공연장, 크리스마스트리가 설치되어있다. 프라하까지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보면서 멋있다고 생각되었던 크리스마스 마켓은 스트라스부르 정도였는데 프라하에 오면서는 생각이 바뀌었다. 아니 어쩌면 내 어릴 적부터의 꿈이었던 프라하에서 여행이 시작되었기 때문에 멋있어 보였을 수도 있다. 

천문시계 쪽으로 이동하여 매 정시에 시작되는 시계탑 인형극을 보기 위해 모든 관광객들이 천문시계로 모인다. 짧은 시간의 인형극을 보기 위해 모이는 관광객들은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대하며 모두가 시계탑만을 쳐다보고 있다. 그렇기에 체코의 모든 소매치기들이 제일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시계탑에 정신이 팔려 소매치기당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짧은 공연이 끝나고 난 뒤 그곳에 모였던 관광객들은 의미모를 웃음을 터트리거나 황당하다는 제스처를 취한다. 나와 동행들 또한 그런 반응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공연이라고 하기도 뭐한 공연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 번쯤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 다만 밤에는 잘 보이지 않고 낮에는 나 또한 보질 못했으니 알 턱이 없다. 

천문시계탑



시계탑의 짧은 공연 아닌 공연을 보고 난 뒤 다음 야경을 보러 가기 전 구시가 광장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즐겼다. 프라하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스트라스부르나 뉘른베르크만큼 크지는 않았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 두 곳 보다도 더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로웠으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기 전 즐기는 모습들. 그리고 마켓에서 파는 물건들과 음식들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틴 성당 내부 관광은 불가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마켓과 틴 성당
성 미쿨라쉬 성당
천문시계탑
얀 후스 동상과 틴 성당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
틴 성당과 얀 후스 동상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



다음 날 있을 자유여행을 기약하며 카를교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총 두 번가량 건널목을 건넜는데 이곳의 건널목을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생각하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신호등이 켜지고 나서 건너기까지 거리가 조금 있어도 뛰어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신호가 굉장히 빨리 바뀌기 때문이다. 소리 또한 빨리 건너라고 재촉하는 것과 같은 소리나 나므로 그 소리를 들었다면 서둘러 건너길 바란다. 

그렇게 빠르게 이동하여 도착한 카를교. 사진으로만 봤던 그 야경을 눈으로 직접 보았다. 카를교에서의 야경이 멋있음을 느끼기엔 사진으로는 표현이 잘 안된다. 그냥 직접 가서 직접 보는 것이 최고의 야경이라 말할 수 있다. 또한 카를교는 사람 전용으로 차는 다닐 수 없다. 프라하 성과 구시가 광장을 이어주는 블타바 강을 가로지르는 유명한 다리. 유명한 만큼 다리 위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 다리 위도 만지면서 소원을 빌 수 있는 곳이 있다. 하지만 나는 역시 키가 작아 쉽지 않다. 그냥 내 소원은 내가 노력해서 이루는 걸로..

폰으로 찍은 카를교 야경
사진으로는 표현되지 않는 카를교 야경
카를교를 건너며



프라하에 도착하고 짧은 야경 투어와 잠깐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느끼고 난 후 그토록 타보고 싶었던 트램을 타고 숙소로 다시 돌아갔다. 

프라하에서의 첫날은 내가 꿈꾸고 소원했던 일의 일부를 이루는 행복한 하루였으며 그 어느 여행지에서보다 더 즐겁고 활기차게 돌아다녔다. 비록 뉘른베르크에서의 비가 비 오는 날을 싫어하는 고양이처럼 나른해지고 신경을 조금 날카롭게 만들었지만 그래도 잠깐 동안 한국에서만 봤던 김밥을 먹을 수 있었고 한국말로 대화할 사람을 만났으며 프라하에 도착하고 나서 잠깐의 일정은 내 버킷리스트의 일부를 지울 수 있었던 즐거운 하루였다.


여행의 핵심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자유, 그것도
완전한 자유다.
- W.Hazlitt - 






ps. 뒤늦은 새해 인사드립니다. 

제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는 작년보다 더 여유롭고 즐거우며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시길~








민's의 다른 글 보러 가기

매거진의 이전글 첫 번째 유럽 여행 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